'그것이 알고싶다' 故허은정 양 납치·살인사건의 용의자 몽타주가 공개됐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TV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빨간 대문집의 비극-故허은정 양 납치 살인사건' 편이 다뤄졌다.
지난 2008년 5월 30일 오전 4시 10분, 대구 달성군의 한 빨간 대문집에 괴한이 들이닥쳤다. 괴한은 할아버지 허 씨를 무차별 폭행하고, 옆방에서 소리를 듣고 달려온 소녀 허은정 양을 납치한 채 사라졌다.
괴한에 납치된 허 양은 13일 뒤에야 산속에서 주검으로 발견됐고, 부패가 심해 사망시간조차 추정 불가능했다. 부검 결과, 허 양의 두개골에서 다발성 선상 골절로 판명됐다.
이호 전북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안면과 두개골, 쇄골의 골절은 집중적으로 계속 가격을 한 것이다"라며 "전체적으로 골절되어 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 양 할아버지 또한 괴한을 지인이라고 했지만, 추후에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번복했다. 할아버지는 사건 발생 84일 후에 숨을 거뒀다. 괴한을 목격한 두 사람이 모두 사망했다.
당시 10살이었던 허 양 여동생 허수정(가명·20) 씨는 "단 한 번도 무섭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면서 "성인이 됐고, 무조건 범인을 찾아야 막혀있던 게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돌발 상황에서 범인의 고유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괴한이 허은정 양을 노리고 들어온 것이 아님에도 짧은 시간 이 수준의 공격성을 보였다면, 범인은 충동적이고 공격성이 강하고 폭력 전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수정 씨 또한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걸 사람들이 다 알았다"면서 "'저 집을 털어야겠다' 할 만한 집이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기초생활 수급비로만 생계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할아버지가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 "숨겼던 것 같다"며 "할아버지가 정신도 차리고 내 휴대폰 번호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정신이 있었는데, 그 사람을 모른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허 양이 흉기에 맞아 숨진 방법도 할아버지의 폭행 방식과 달라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허 양은 둔기에 맞았지만,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 탈의 상태로 폭행을 당한 것이다.
그러던 중 제작진은 취재 도중 할아버지와 친했다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었고, 수정 씨는 "할아버지가 가던 식당이 있다. 갈 때마다 할아버지가 말 잘 들으라고 1, 2만원씩 줬다"며 누군가를 떠올렸다.
박 사장은 그러나 "난 피해자고 할 말이 없다"며 할아버지의 배달 일을 도와주던 사람이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할아버지는 경찰에 최초 진술 당시 "아는 사람이 때렸다"고 말한 바 있다.
방송 말미 국과수 측은 의문의 사건에 대해 "피해자 신체에서 피해자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발 1점이 확인됐다"면서 "검출된 유전자형이 개인 식별력이 낮지만 확보한 유전자형과 경찰 수사를 통해 범인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있다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