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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위력을 지닌 제19호 태풍 솔릭이 23일 아침 전남 여수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예상된다. 사진은 2012년 여수 일대를 강타한 태풍 산바로 인해 집채만한 파도가 여수 오동도 매표소 일대를 덥치는 모습. /연합뉴스DB

제 19호 태풍 솔릭(SOULIK)이 강력한 위력으로 한반도를 강타할 전망이다.

기세가 꺾였던 무더위는 태풍 솔릭이 끌고 올라오는 남쪽의 습하고 더운 공기로 인해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가져올 많은 비가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강풍과 폭우로 인한 또다른 큰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 19호 태풍 솔릭은 이날 오전 9시 현재 북위 25도 부근인 일본 가고시마 동남쪽 약 1천100㎞ 부근 해상을 지나 서북서진 하고 있다. 현재 위력은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30㎞, 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력한 중형급 태풍 수준이다.

태풍 솔릭은 앞으로 서북서진을 계속해 이틀후인 21일 오전 9시께에는 일본 가고시마 남남동쪽 약 44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한다. 이때쯤에는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50㎞, 최대풍속 초속 43m로 위력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솔릭은 이후 경로를 오른쪽으로 틀어 일본 가고시마 서쪽 먼바다를 지나 제주도 동쪽 해상을 향해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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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19일 오전 10시에 발표한 제19호 태풍 솔릭 예상 진로. /기상청 날씨누리

이에 따라 22일부터는 제주도가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며, 23일 오전 9시를 전후해 우리나라 남쪽에서 여수 인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이후 한반도를 비스듬히 관통해 23일밤에서 24일 새벽 사이에 강원도 동해안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솔릭은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는 과정에서 남태평양의 뜨거운 해수면과 풍부한 수증기로부터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아 강력한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는 23일 오전 9시 전후에도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00㎞, 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한 중형 태풍 위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강력한 중형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 강풍으로 인한 대규모 시설물 피해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경로와 위력으로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으로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RUSA)가 꼽힌다. 당시 루사는 8월 31일 오후 3시께 전남 고흥으로 상륙해 한반도를 비스듬히 관통하고 다음날 낮에 속초 부근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갔다. 고흥 상륙 당시 태풍 루사는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36m의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태풍 루사는 사망·실종 246명, 이재민 8만 8천여명, 재산피해 5조 1천429억원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남겨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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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위성이 찍은 제 19호 태풍 솔릭의 모습. 뚜렷한 소용돌이와 태풍의 눈이 확인되는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해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

특히, 태풍 루사가 한반도에 상륙할 당시 남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26℃로 평년보다 2~3℃ 정도 높아 태풍이 위력을 잃지 않고 한반도까지 북상하는 원인이 됐다. 태풍 솔릭이 북상하고 있는 현재도 이어진 폭염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이어서 태풍의 위력이 크게 감소되지 않고 남부지방을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져 있다.

게다가 태풍 솔릭에 이어 제 20호 태풍 시마론(CIMARON)도 18일 밤 남태평양에서 발생해 한반도 방향으로 빠르게 북서진해 올라오고 있어 기상 당국이 향후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예상 경로는 일본 오사카 인근에 상륙해 일본 열도를 관통한 후 동해로 빠져나가는 코스지만, 기압계 배치에 따라 진로가 유동적이어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 16일 이후 한풀 꺾였던 폭염은 태풍 솔릭의 북상에 따라 남풍을 타고 남태평양의 무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다시 부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수치예보 모델 분석에 따르면 22일에는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26도, 낮 최고기온은 35.6도까지 오른다. 23일과 24일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26~27도에 달해 후덥지근한 열대야 현상이 재연될 전망이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