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이 수도권을 강타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0년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철탑과 그물망이 무너져내린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골프연습장. /경인일보DB
제 19호 태풍 솔릭(SOULIK)이 수도권을 강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전남 여수 일대로 상륙해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됐던 태풍 솔릭의 진로가 다시 서쪽으로 수정돼 제주와 전라도를 거쳐 중부지방을 지나는 경로로 수정됐다.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제주를 관통하고 전남지역으로 상륙할 경우 우리나라 전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 19호 태풍 솔릭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북위 25도 동경 138.7도 부근인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약 1천80㎞ 부근 해상을 지나 서남서진 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시속 12㎞ 가량의 속도로 서북서진하던 태풍 솔릭은 현재 위치 부근에서 속도가 떨어지면서 뜨거운 태평양 해상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아 위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30㎞, 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력한 중형급 태풍으로 성장해 있다.
태풍 솔릭은 20일부터는 다시 속도를 붙이면서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해 이틀후인 21일 오후 3시께에는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37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한다. 이때쯤에는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50㎞, 최대풍속 초속 43m로 위력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이 19일 오후 발표한 제19호 태풍 솔릭 예상 진로. /기상청 날씨누리
태풍 솔릭은 이후로도 서북서진을 계속해 22일 오후 3시께에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 180㎞ 해상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이때도 중심기압 955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50㎞, 최대풍속 초속 40m의 강력한 위력이 유지되며, 이때부터 진로를 오른쪽(동쪽)으로 틀어 제주도를 직접 강타한 후 22일 밤에서 23일 새벽께 전남 강진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라남북도와 충청남도를 거쳐 23일 오후 3시께에는 서울 남남동쪽 약 120㎞ 지점을 지나고, 강원도를 관통해 동해로 23일밤~24일 새벽께 속초 부근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솔릭이 기처럼 한반도 중단을 관통하며 지날 경우 수도권에서 남부지방까지 거의 대부분의 지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강풍과 폭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같은 태풍 솔릭의 경로는 지난 2002년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태풍 루사(RUSA)와 비슷한 경로여서 16년전 피해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시 루사는 8월 31일 오후 3시께 전남 고흥으로 상륙해 한반도를 비스듬히 관통하고 다음날 낮에 속초 부근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갔다. 고흥 상륙 당시 태풍 루사는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36m의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태풍 루사는 사망·실종 246명, 이재민 8만 8천여명, 재산피해 5조 1천429억원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남겨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