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성패 좌우' 예견 선진국들 준비
서울대 시흥캠에 연구원 입주 시작
첨단기술과 인간의 가치 접목된
배곧신도시 스마트시티 발전 첫발
지난 13일 서울대 시흥캠퍼스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연구센터에 연구원들이 입주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가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시흥시는 서울대와 협력해 배곧신도시를 스마트시티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축구장 90개 크기인 66만2천여㎡의 서울대 시흥캠퍼스가 그 중심에 있다. 해당 캠퍼스는 대학원 중심의 연구단지다. 연구자들은 연구성과를 스마트시티 내에서 직접 적용 시험해 볼 수 있다. 이를 중심으로 산·학이 함께하는 '시흥밸리'를 만들고자 한다. 스마트시티 안에서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탄생도 마냥 꿈은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세계기업과 도시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시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구글은 캐나다 토론토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알파벳의 도시혁신 사업부문인 사이드워크 랩스는 현재 토론토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워터프론트 토론토'와 공동으로 토지 효율성을 높이면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베이징 인근에 슝안신구 스마트시티를 지을 예정이다. 시진핑 특구로 불리는 이곳은 중국의 미래 스마트도시로 집중 육성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공룡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가 지난해 이곳에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중국의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이동통신사는 이곳에 5G모바일 인터넷을 구축하고 있다.
슝안신구가 중국 5G 상용화의 첫 실험장이 될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칭화대, 베이징대, 베이징사범대, 인민대 등 중국 유수 대학들 역시 지난해 말 슝안신구 캠퍼스 건설을 잇따라 선언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산학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각국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것을 선진국들은 이미 알고 준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 첫 시작을 시흥에서 열어나가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연구센터 입주를 시작으로, 시흥시 배곧신도시 20만 평에 서울대 4차 산업혁명 중심 연구기관들이 속속 들어오게 된다.
지난해 국내 재계 서열 1~3위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은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자율주행 연구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대와 시흥시, 그리고 기업들의 협력으로 첨단기술과 인간의 가치가 접목된 스마트시티 조성에 한 걸음 다가선 셈이다.
지난 8월 8일 서울대 박찬욱 총장 직무대리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박 총장 직무대리는 시흥스마트캠퍼스 조성에 힘과 뜻을 모아줄 것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 기공식에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는 국가와 사회가 서울대에 준 책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의 성공은 단지 시흥시와 서울대를 위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위한 길이다. 4차 산업혁명 중심국가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지난 8월 13일 서울대 시흥캠퍼스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연구센터 연구원들의 첫 출근길에 나도 함께 했다. 가방을 멘 연구원들의 얼굴에서 긴장과 기대가 함께 읽혔다. 시흥에서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로 눈앞에 놓여 있었다.
/임병택 시흥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