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t 정화조치 없이 방류 추정
피부질환·눈따가움 등 인체유해
수중생태 악영향 가능성 제기도
'여과기 고장 은폐' 등 잇단 의혹

하남 미사강변도시 중앙호수공원(미사 근린15호 공원) 야외수영장·물놀이장의 여과기 고장 은폐에 이어 꼼수 수질검사·과업지시서 묵살 의혹(8월 20일자 7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화학약품이 함유된 수영장 담수 2만여t이 별다른 정화조치 없이 고스란히 한강으로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하남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미사 야외수영장·물놀이장·바닥분수 등 3개 시설의 1회 담수량은 1천여t으로, 시가 이중 절반을 교체한 것으로 미뤄 개장 후 40여 일 동안 운영하며 발생한 탁수는 2만여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 야외수영장·물놀이장의 퇴수관은 중앙호수공원 우수관로와 연결돼 있어 탁수 2만여t이 우수관로를 타고 한강으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하남시는 수영장 살균소독제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이 포함된 '아비타 5000'을 매일 수십ℓ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한강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락스 성분의 일종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대장균, 레지오넬라균 등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균의 번식을 막는 효과가 있지만 수영복 탈색, 피부질환, 눈 따가움 등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15년 8월 여주시의 한 야외수영장에서 '아비타 5000'이 과다하게 유입되면서 물놀이를 한 어린이 61명이 구토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반면, 한강 야외수영장과 물놀이장을 운영하는 서울시와 한강사업본부는 인체 유해성과 함께 한강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해 살균소독제를 사용하지 않고 24시간 여과기를 작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환경단체는 '락스를 투여한 탁수를 당연히 폐수로 봐야 하고 하수처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선동축구장 농약 살포에 이은 수영장 폐수 무단방류까지 하남시의 낙제점 수준의 환경의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