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등 9개 공항에서 347편의 항공편이 결항했고 인천 지역 등 전국 곳곳의 바닷길도 막힌 상태다.
제주, 전남 등의 지역에 태풍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며 상당수 학교도 문을 닫는다.
재난 당국은 '솔릭'이 23일 하루 동안 계속 북상해 24일 오전 3시께 서산 남동쪽 육상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면서 엄청난 피해를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세심한 대비를 당부했다.
◇ '태풍 길목' 제주, 정전·실종 등 피해 속출
태풍의 길목인 제주에는 윗새오름에 22일 오후부터 23일 오전 5시까지 566㎜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께 제주 서귀포시 소정방폭포 인근에서 20대 관광객 여성 1명이 사진을 찍던 중 파도에 휩쓸려 실종돼 현재까지 수색 중이다.
함께 있던 30대 남성은 부상을 입었다.
한국전력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6시 현재까지 제주도 내 총 6천여 가구가 정전됐다.
이 가운데 현재 전력 복구가 되지 않은 곳은 서귀포 시내와 안덕면·대정읍·표선면, 제주시 삼양동·한경면 등 도내 곳곳에서 총 5천64가구에 달한다.
안덕면 사계리 일부 가구는 전날 오후 8시 17분께부터 10시간 넘게 정전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서귀포시 색달동, 안덕면, 제주시 조천읍과 구좌읍 1천453가구는 정전 복구가 완료됐다.
한전은 대부분 강풍으로 인해 전선이 끊어져 정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 제주, 광주, 전남 태풍경보…하늘·바닷길 통제
솔릭은 이날 오전 5시 현재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서귀포 남서쪽 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초속 40m의 강한 바람에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이다.
현재 태풍경보는 제주, 전남, 남해서부, 서해남부 등 지역에 발령된 상태이며 전북, 광주, 경남, 부산 등 지역은 태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전에는 대전·충남과 서해5도, 오후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대구·경북, 충북, 울산, 또 밤에는 강원과 울릉도·독도에도 태풍 특보가 내려질 예정이어서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초강력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들게 된다.
전국 곳곳의 하늘·바닷길도 통제되고 있다.
전날 제주 172편, 김포 90편, 김해 25편, 광주 12편, 청주 11편 등 9개 공항 347편(국내 223, 국제 24)이 결항했고 오늘도 전국 전역에서 결항 사태가 잇따를 전망이다.
목포, 완도, 통영 등 전국 80개 항로 115척 여객선이 통제됐다.
무등산, 지리산, 한려해상 등 전국 16개 공원 419개 탐방로도 통제 중이다.
◇ 지자체 1만1천858명 비상근무
지자체들은 일제히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태풍 진로를 주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남 3천876명, 경북 2천407명, 전남 1천170명, 제주 240명 전국 지자체에서도 모두 1만1천858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지자체들은 인명피해 우려 지역 1만3천816개소 등을 점검하고 있다.
선박 5만8천782척은 안전지대로 이동하거나 결박, 인양됐다.
제주 등 6개 시도 지자체들은 문자방송, 전광판, 자막방송, 진급재난문자를 발송해 태풍을 상황을 알리고 있다.
◇ 학교 휴업 속출…공기업들도 비상
전국 시·도 교육청은 학생 안전을 위해 태풍 상황에 따라 단축 수업, 휴업 등 학사일정을 조정하도록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태풍이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 1천493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해당 학교는 전남 전체 1천378개교와 전북 62곳, 경남 27곳, 제주 9곳이다.
또한, 전국 599교에서 단축 수업을 시행한다.
농어촌공사, 전력공사, 전기안전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도로공사 등 유관 기관 공무원들도 취약시설을 점검하는 동시에 태풍 피해 발생시 긴급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
재난 당국은 방송사 자막방송, 긴급 재난문자 등을 통해 국민행동요령을 전파하면서 태풍이 소멸할 때까지 전 국민이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