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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태풍 '솔릭'이 지나간 24일 전남 나주시 왕곡면 들녘의 벼 이삭이 맑게 갠 하늘 아래서 익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솔릭'이 24일 오전 11시께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한반도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솔릭'은 2012년 '산바' 이후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으로 큰 피해를 낳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솔릭'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실종 1명, 부상 2명으로 집계돼 2000년대 들어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루사'와 '매미', '나리', '곤파스', '볼라벤', '차바', '산바' 중 가장 인명 피해가 적었다.

오히려 7명이 숨지거나 다친 올해 6월말~7월초 폭우 때보다도 피해가 작았다.

'솔릭'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오전 11시 현재 2천700여㏊ 규모로, 올해 6월말∼7월초 폭우 때 8천여㏊가 침수됐던 것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전남 완도 지역 양식장이 피해를 보는 등 간밤 상황에 대한 피해 집계가 끝나지 않아 재산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번에 태풍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든 데는 '솔릭'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내륙을 지나면서 급격히 약화했기 때문이다. 또 한반도를 천천히 관통하며 오랜 시간 피해를 줄 것이란 예측과 달리 일부 지역에만 영향을 주며 빠르게 빠져나간 점도 크게 작용했다.

23일까지도 강한 중형급 태풍이던 '솔릭'은 내륙 지방을 지나며 약한 소형으로 약해졌다. 기상청은 태풍이 바다에서 육지로 들어오면서 마찰력에 의해 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위도가 올라가면서 구조가 흐트러져 와해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당초 예보와는 달리 태풍 경로가 계속 바뀌면서 많은 지역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을 벗어난 점, 한반도에 근접할 당시 시속 4∼8km의 '거북이' 수준 속도로 이동하다가 상륙 후 통과 속도도 빨라진 점도 피해를 줄인 요인 중 하나다.

솔릭은 초기에는 기상청 관계자들이 '들어보지 못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초속 6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했지만, 다행히 높은 건물과 구조물, 공사현장이 많은 도시 지역을 지날 때는 풍속이 약해진 것도 피해가 작았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