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솔(23·서울시청)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손에 넣고도 사실상 심판진의 장난으로 억울한 판정을 당해야 했다.
김한솔은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550점을 받았다.
김한솔은 금메달을 목전에 뒀으나 4년 전 인천 대회 우승자인 섹와이훙(홍콩·14.612)에게 역전패했다.
8명의 선수 중 가장 나중에 뛴 섹와이훙은 난도 5.6점짜리 기술을 연속으로 완벽에 가깝게 성공해 김한솔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5번째로 뛴 김한솔은 마루운동에서 금메달을 딴 자신감을 바탕으로 도마에서도 힘차게 비상했다.
김한솔은 난도를 높이기보다 완벽하게 착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략을 짰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김한솔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6점짜리 기술을 펼쳐 실시(연기) 점수 9.275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착지 때 거의 흔들림이 없었다.
2차 시기에선 난도 5.2점짜리 기술을 선보였고, 실시점수에서도 9.325점을 받았다.
둘을 합친 총점은 14.525점이었지만, 느닷없이 벌점 0.3점이 부과된 14.225점으로 표기됐다.
김한솔이 연기를 마친 뒤 심판에게 인사 하지 않고 기쁨에 겨운 나머지 관중에게 세리머니를 먼저 펼쳤다는 게 이유였다.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는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엔 선수가 연기를 마쳤다는 뜻에서 심판에게 먼저 예를 표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면서 "김한솔이 심판에게 인사를 건넸으나 러시아 심판 1명이 이를 못 봤다고 우겼다"고 전했다.
이어 "또 다른 중국 심판도 러시아 심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러면 심판은 규정 위반으로 선수에게 벌점을 준다. 그러나 벌점의 규모는 FIG 규정에 나오지 않았다.
0.1점을 줄 수도, 0.2점을 줄 수도 있으나 도마 심판진은 0.3점을 김한솔에게 부과했다.
1천분의 1점으로 점수가 갈리는 체조 종목에서 0.3점은 김한솔의 메달 색깔을 바꾼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에 뛴 선수들이 모두 13점대에 머물렀기에 김한솔과 한국 응원단은 금메달을 자신했다.
그러나 심판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은 '디펜딩 챔피언' 섹와이훙을 넘지 못했다.
부담을 안은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뛴 섹와이훙은 1차 시기에서 난도 5.6점짜리 기술을 펼쳐 실시점수 9.175점을 받아 김한솔에게 0.1점 뒤졌다.
섹와이훙은 2차 시기에서도 김한솔보다 높은 난도 5.6점짜리 기술을 시도했고, 착지도 깔끔하게 성공해 14.450점을 받았다.
김한솔이 황당한 벌점을 받지 않았다면 평균에서도 14.700점으로 섹와이훙을 눌렀겠지만, 사실상 심판진의 '조작'으로 1위에서 2위로 황당하게 내려앉았다.
김한솔은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시상대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체조협회는 FIG 심판위원장에게도 강력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FIG 심판위원장은 우리의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회는 세계선수권대회와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심판들의 '보복'을 우려해 더는 항의하지 않기로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 종목 우승자인 북한의 리세광(33)은 흐르는 세월을 비켜가지 못했다.
리세광은 발목 통증 탓에 평균 13.400점에 그쳐 5위에 자리했다. 발목 통증 탓에 두 번의 시기에서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