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만 해도 괜찮았다. 리그 최강인 전북 현대를 홈 개막전에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올해는 뭐가 달라도 다른가 싶었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성적 부진에 팬심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 선수단 운영 등을 둘러싼 구단과 서포터스의 갈등도 수면 위로 표출됐다.
반등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북한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던 욘 안데르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새 바람이 불었다. 선수단의 사기도 되살아났다. 안데르센 감독은 붙박이 주전을 보장하지 않았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선수들은 악착같이 뛰었다. 공격 전술의 극대화도 재미를 줬다. 비록 패해도 박수를 보내는 팬이 많았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복귀한 문선민도 급성장했다. 모처럼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다 리그 꼴찌로 떨어졌다. 19일 강원FC와의 경기는 치욕적이기까지 했다. 0-7 패배. 팬심도 완전히 돌아섰다. 구단 내부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안데르센 감독과 기존 코치진의 불협화음, 선수들 사이의 반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선수단을 지원하는 프런트에도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벼랑 끝에 선 구단은 최근 임중용 코치를 수석코치로 선임하는 등 본격적인 내부 쇄신에 나섰다. 충격적인 패배에 혼쭐이 난 선수들은 삭발 투혼을 발휘해 다음 경기인 22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3-1로 승리했다. 25일 제주 원정에선 무승부를 거두며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새 구단주인 박남춘 인천시장도 선수단의 사기 진작과 구단 혁신 방안 등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의 숙원인 클럽 하우스 건립도 약속했다고 한다. 인천 유나이티드에 올 시즌 마지막 반등의 기회가 온 셈이다.
/임승재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