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벼르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제압하며 준결승에 올랐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열린 대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인도네시아를 세트 스코어 3-0(25-22 25-18 25-18)으로 꺾었다.
한국은 문성민(15점·현대캐피탈), 정지석(15점·대한항공), 전광인(13점·현대캐피탈)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고르게 활약하며 완승을 견인했다.
한국은 블로킹 대결에서 5-4로 앞선 것은 물론 서브 싸움에서 5-2의 우위를 보이며 경기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자국팀 경기를 맞아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노골적인 편파 판정을 등에 업었으나 준결승 티켓을 손에 넣은 것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오는 30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에 열리는 준결승에서 대만과 격돌한다. 대만은 한국이 D조 조별리그에서 3-2로 제압했던 팀이다.
최상의 대진표를 받은 한국 남자배구가 12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금메달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 랭킹 41위인 인도네시아는 랭킹에선 한국(21위)에 크게 뒤지지만, 홈코트에서는 달랐다.
한국은 1세트에서 인도네시아의 공격에 맞서 단 하나의 블로킹도 잡아내지 못하고 20점대까지 접전을 이어갔다.
10-8에서는 정지석의 후위 공격이 라인에 걸친 것으로 보였으나 선심이 아웃을 선언했다.
한국은 21-20에서 정지석의 강타와 상대 공격 범실로 23-20으로 달아난 뒤 정지석이 또한번 솟구쳐 24-21, 세트 포인트를 만들고 첫 세트를 따냈다.
'홈 텃세'는 2세트에서도 계속됐다.
9-5에서 후위공격을 시도한 전광인은 공이 상대 블로커 손끝을 스쳤다고 확신했으나 아웃으로 판정됐다.
한국 선수들이 몰려가 항의하자 주심은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감독 역시 손끝을 맞았다고 가볍게 어필하다가 경고를 받았다.
하지만 엄연한 실력 차이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한국은 문성민의 서브 에이스로 18-12를 만든 뒤 서재덕(한국전력)의 후위 공격이 상대 코트에 꽂히며 23-16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상대 서브 범실로 24-17, 세트 포인트에 도달한 한국은 서재덕의 후위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2세트에 이어 3세트에서도 날카로운 서브로 인도네시아의 공격을 단조롭게 만든 뒤 블로킹을 효과적으로 썼다.
김재휘(현대캐피탈)의 블로킹에 힘입어 18-12로 달아난 한국은 전광인의 절묘한 2단 공격으로 20-14를 만들며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손원태 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