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901001961100092471.jpg
피해 속출. 중랑천 홍수주의보. 서울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8일 밤 서울 시내를 한 시민 비바람을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에 '물폭탄'에 가까운 기습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해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일부 지역에는 오후 7시부터 9시 사이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오후 8∼9시 사이 1시간 동안 도봉구(74.5mm), 강서구(73mm), 강북구(70mm),은평구(67.5mm), 성북구(55.5mm), 서대문구(54mm), 노원구(54mm), 양천구(52.5mm) 등에 폭우가 내렸고, 다른 자치구에도 30∼40mm가량 비가 내렸다.

오후 11시 기준으로는 강북구가 170mm, 도봉구 167.5mm, 은평구 154.5mm, 성북구 131.5mm, 노원구 117.5mm, 강서구 114mm, 금천구 108.5mm, 동대문구 108mm, 중랑구 107mm, 관악구 100mm 등에 달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후 10시까지 서울 전 지역을 통틀어 하수도가 역류했다는 민원은 480여 건에 이르렀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폭우로 서울에서 익사 직전의 위기 상황도 있었다.

오후 9시께 노원구 월계동 중랑천 월릉교 아래 주차돼 있던 차량 4대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이 중 한 대에 갇혔던 6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물에 잠기기 직전 가까스로 119구조대에 구조됐다. 이 사고로 30대 남성은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오후 5시 40분께는 노원구 우이천 월계2교 인근 산책로를 걷던 60대 여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20분가량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오후 7시께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 일대는 폭우로 2시간가량 완전히 물에 잠겼다.

신촌 번화가 일부까지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행인들이 먼 길을 돌아가거나 발이 물에 완전히 잠긴 채 길을 가는 모습이 연출됐다.

오후 10시 현재는 물이 완전히 빠져 평소처럼 통행이 가능한 상태다.

서울 각 소방서는 배수 관련 민원이 발생한 지역에 양수기를 지원하는 등 대처하고 있다.

오후 7시 30분께 강서구 김포공항에서는 공항 1층 귀빈실 주차장에 물이 차올라 대합실 입구까지 넘치는 바람에 에스컬레이터 가동이 1시간가량 중단됐다.

폭우로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지는 일도 벌어졌다. 강남구 청담초등학교 앞에서 가로수가 차도 쪽으로 쓰러져 3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막는 바람에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동작구 중앙대학교 인근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지는 바람에 일대 교통이 한동안 끊겼다.

시내 도로도 곳곳이 침수되면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오후 11시 기준 동부간선도로 양방향과 증산교 하부도로 양방향이 통제 상태다.

청계천은 종로구 청계광장부터 중랑천과 만나는 지점까지 모두 출입이 통제됐다.

노원구 하계역 출구 에스컬레이터 공사장에서는 너비 4∼5m, 깊이 7m 크기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로 시민들은 신발과 양말이 쫄딱 젖거나 교통에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오후 7시 40분을 기해 서울에 발령했던 호우경보를 오후 11시를 기해 해제했다.

기상청은 "서울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비를 내린 강수대는 경기 남부를 거쳐 강원도에서 동쪽으로 이동 중"이라면서 "남서쪽에서 생성됐던 다른 강수대가 비를 다시 뿌렸으나, 이 강수대도 지나가 호우경보를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상청은 이튿날 오후부터 목요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기존 예보는 그대로 유지하겠고 밝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