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편의점 등 국내 유통업계가 반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주말 저녁에 열리는 금메달 결정전인 데다가 한일전인 만큼 큰 관심이 쏠리고 있고, 맥주와 안주를 구매해 집에서 축구를 즐기는 '집술족'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경기 당시 GS25의 맥주 매출은 평일 대비 88.9% 상승했다. 안주로 즐길 수 있는 간편 요리 상품과 스파게티 등 면 요리 제품도 31.6% 증가했다.
베트남과 결승 진출을 가린 4강전 당일에는 막걸리 34.8%, 맥주 27.1%, 소주 17.4%가 각각 올랐다.
CU도 같은 기간 맥주 매출이 92% 올랐으며 냉장 즉석식과 육가공류의 판매도 각각 53.3%, 46.1% 증가했다. 축구 열풍의 효과를 유통업계가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
유통업계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일본과의 결승전은 더 높은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는 대형스크린이 마련된 호프집이나 식당에서 삼삼오오 모여 축구경기를 관람했지만, 최근에는 가벼워진 지갑 사정에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시청하는 '집술족'이 늘고 있어서다. 1만원이면 수입맥주 6캔(1캔당 355㎖)을 살 수 있고, 안주도 3천~5천원 정도면 해결할 수 있기 때문.
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퇴근 시간이 빨라지고, 회식 문화도 수그러든 것도 '집술족'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이번 결승전은 9월 1일 토요일 오후 8시30분 경기여서 가정에서 축구를 즐길 것으로 전망되며, 열기도 한·일전이어서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통업계는 카드사와 협력해 맥주 할인을 더 높이고 안주 등 먹거리도 1+1 행사를 늘리는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판매 저조로 가맹점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축구 덕에 매출 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며 "마케팅을 강화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