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추홀·계양·서구 선정 공고
4년전 '市금고 신한銀' 8곳 독차지
예산규모 커져 타금융기관들 눈독
강화·옹진군, 점포우위 농협 유력

인천지역 기초단체들이 '금고' 선정 일정을 본격화하면서, 금융기관들의 경쟁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인천지역 8개 구청의 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의 '독주 체제'에 하나은행 등이 도전장을 던질 태세다. 내년부터 4년을 책임질 구금고 선정 결과에 벌써 관심이 쏠린다.

인천지역 8개 구청 가운데 4곳은 금고 지정을 위한 공고를 내는 등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서구와 미추홀구는 지난달 27일, 부평구와 계양구는 30일 각각 공고를 냈다.

제안서 접수 마감은 서구가 이달 14일로 가장 빠르고 미추홀구는 20일, 부평구와 계양구는 28일이다.

이들 구청의 금고 선정 결과는 10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와 동구, 연수구와 남동구 등 나머지 구청들도 조만간 공고를 내고 선정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4년 전 구금고 경쟁에선, 인천시금고(1금고)로 선정된 신한은행이 8개 구금고를 모두 차지했다. 각 구청이 낸 금고지정 공고에 신한은행이 단독으로 참여한 경우가 많았다. 남동구와 서구만 신한은행 외에 다른 은행이 참여해 경쟁 구도를 형성했었다.

올해는 이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경쟁 구도로 이뤄지는 지역이 더욱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구에서 다루는 예산 규모도 4년 전보다 훨씬 커져서 그런지 금융기관 쪽으로부터 구금고 선정 관련 문의가 오고 있다"면서 "지역사회 기여도가 금고 선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구청 관계자도 "쉽게 예단할 수 없겠지만, 경쟁 구도로 진행되는 게 결국 주민들을 위해선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금융기관들은 구금고 경쟁에 적극 나설 태세다. 최근 2019~2022년 인천시금고(1금고)로 선정된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해왔고, 고객 편의 향상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시금고 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청라 하나금융타운 조성 등을 인천에서 추진 중인 하나은행의 관계자는 "구는 시청과 별개의 자치단체인 만큼, 시금고 선정 결과를 따라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교육·문화·예술·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도 구금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강화군과 옹진군은 지역 특성상 농협이 타 금융기관에 비해 점포 수 등의 면에서 우위에 있어, 이번에도 농협이 군금고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