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직장내 군대문화 잔존
강압적 음주행태도 이젠 바뀌어야
소통·공유 분위기로 경쟁력 확보
직원들 배려·재투자 '책임경영'
결론적으로 생산성 높여주는 효과

경제전망대 김기승10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
짧은 기간 동안 정부주도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거친 우리나라는 물질만능에 따른 빈부격차와 부조리가 사회적 문제로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들 또한 역사성에 기인하여 군대문화의 영향을 받다 보니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에는 조기교육과 입시경쟁 속에서 성장하여 좁은 취업문을 통과 한 뒤 경직된 기업문화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여유로움을 찾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선진국에 진입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우리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기업문화가 수평적 관계와 대화·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직장내 군대문화를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은 병역을 마친 남성 위주의 직장 분위기와 군대와 같은 방식으로 근로자들을 통제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몇 금융기관에서는 신입사원 교육에 행군을 강요하여 직장 내 군사문화를 부추기고 있고, 직급이 낮은 직원은 상위 직급자보다 먼저 퇴근하면 안 된다는 선입견과 칼퇴근을 동료들로부터 눈칫밥으로 꺼려 하는 직장 분위기는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전 근대적인 기업문화의 산물이다.

또한 조직 내의 강압적인 음주문화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신입사원 첫날부터 실신하도록 술을 받았고, 중요한 의사 결정이 술자리에서 이루어지는가 하면 술을 못하면 팀장이나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술에 취하면 누구나 실수를 할 텐데, 서로의 실수를 눈감아 주며 동지애로 덮어주는 그들만의 술 문화도 버려야 한다. 청년들이 취업도 창업도 힘겨워하는 이 시대에 '부어라 마셔라' 의 직장 음주문화는 이제는 개선되어야 한다. 그런 정력으로 우리는 좀 더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업문화의 중요성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강조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혁신적인 트렌드를 끌어내야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의 특성상, 구성원 스스로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사람중심 선진기업문화는 원활한 기업 경영은 물론 혁신적 기술과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키워드이다.

기업의 경쟁력인 생산성을 높이려면 인력을 감축하고 비용을 쥐어짜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감동경영이 필요한 것이다. 직원들을 배려하고 우대하며 직원에게 재투자하는 기업인의 자세가 사람중심 기업가 정신이며 이러한 선순환이 직원들로부터 일에 대한 즐거움과 애사심을 고취시켜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라듯이, 기업 내에서도 직원들이 경영주들의 행동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배울 수 있다. 공공기관장과 기업인들은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중심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필자가 속한 한국국토정보공사도 최창학 사장이 부임하면서 국민을 위한 공적 역할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경영을 위하여 조직문화도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 워라밸(Work-life-Balance)로 내부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직원이 행복하면 생산성은 당연한 것이고 외부고객도 진정한 마음으로 섬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정치권에서도 소모적인 정쟁보다는 협치로 국민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이고 보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도 사람중심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혁신적인 실천을 통하여 국민 모두가 지금보다는 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김기승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