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 조성 반대 의식한 당근책
직원 반발 불구 눈물 머금고 옮겨
두기관 각각 이전해 10년후 통합
1400명 규모 기후변화 정책 수립


2018090901000620700030291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폴리텍대학(학교법인), 항공안전기술원 등 인천지역 공공기관 3곳의 지방 이전설이 흘러나오면서 지역 사회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

3개 기관은 수도권매립지와 산업단지, 인천공항 등 인천에 소재한 주요 시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이다. 경인일보는 이들 3개 공공기관이 어떻게 인천에 자리잡았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인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에 위치한 한국환경공단은 우리나라의 환경오염방지, 자원순환, 기후변화대응 정책수립과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환경부 산하 기관이다.

인천에 상주하는 임직원만 1천400명에 달하고, 전국 6개 지역 본부까지 합쳐 총 2천700명의 인력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환경 관련 공공기관이다.

한국환경공단은 원래 인천에 있던 기관이 아니었다. 서울 소재 환경관리공단과 한국자원재생공사가 2000년 조성된 인천 서구 종합환경연구단지로 각각 이전해 왔다가 2010년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돼 지금의 한국환경공단이 됐다.

환경부는 1990년대 초반 환경 관련 정책 및 기술개발, 정보수집관리, 교육 등을 수행하는 연구단지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대상지로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선정했다.

수도권매립지에 연구시설을 짓는 것은 미개발된 주변 여건이나 악취 등을 고려하면 좋지 않다는 부정 여론이 있었으나 대덕연구단지와 시흥매립지 등 다른 후보지를 제치고 최종 대상지로 결정됐다.

당시 환경부는 "환경 관련 기관을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매립지에 한데 모아 21세기에 급증하는 환경 정책 대처 능력을 갖추겠다"고 조성 이유를 밝혔지만, 내막은 수도권매립지 조성에 대한 주민 반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당근책'이었다는 게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서울 난지도 매립장이 포화에 이르자 1992년 당시 수도권 3개 시도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광역 쓰레기 매립장을 인천 서구·김포시 일대에 설치했다.

음식물 폐기물(2005년부터 직매립 중단)부터 생활 폐기물, 건설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반입 쓰레기의 악취와 소음, 먼지 등으로 매립지 인근 인천 시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결국 환경부는 폐기물 처리시설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연구시설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수도권매립지 2공구 45만㎡에 산하 기관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2000~2001년 한국환경공단의 전신인 환경관리공단·한국자원재생공사,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인력개발원이 들어섰고,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이 이곳에 개관했다.

한국환경공단의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전할 당시만 해도 직원들의 내부반발도 많았지만, 환경부 산하 기관이 수도권매립지 내에서 생활하겠다는 환경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눈물을 머금고 이동했다"며 "지금은 기관 통합 이후 인천에 잘 정착을 했고, 환경부 내 핵심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