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들 '사이버 따돌림' 주장
警, 국과수 부검의뢰·사인 조사
관련 게시물·댓글 연관성 확인중

인천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중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중학생이 'SNS 폭력'에 시달려 힘들어했다는 유가족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인천논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8시 38분께 남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 A(15)양이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지나가던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양의 책상에서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A양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의 '사이버 따돌림'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의 전 남자친구가 A양을 험담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고, 그 게시물 댓글에도 비난 글이 있어 이를 본 A양이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A양이 숨진 사실을 모른채, A양에게 전화한 친구와 통화하면서 부모가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인터넷 등을 통해 특정 학생과 관련된 개인정보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행위'인 사이버 따돌림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유가족 주장에 따라 A양과 관련돼 있는 SNS 게시물과 댓글을 확인하고 있다. A양의 죽음이 학교 폭력과의 연관성이 확인되면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A양이 다니던 학교는 '학생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등 이번 사건에 따른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또 경찰 조사와 별개로 A양이 숨지기 전 상황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학교 관계자는 "A양과 친했던 친구들이 정서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어 상담 등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킨 후 학생들에게 SNS 글 등에 대해 물어보려고 한다"며 "학교폭력 정황을 인지하면 바로 전담기구를 열어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