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내 입주
최병열 대표 덴탈분야 가공기계 '국산화' 도전
최초 제품 발표후 어려운 사용법탓 폐기 '아픔'
병·의원-기공소 제작 소통 토털 솔루션 출시
러시아 시장 개척 추진·온라인 쇼핑몰 운영도

인천 주안국가산업단지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해 있는 (주)피스티스 최병열(40)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10명이 채 안 되는 직원들과 함께 즐겁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이웃을 보듬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피스티스'는 히브리어로, '믿음'과 '신뢰'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최병열 대표가 회사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이기도 하다.
피스티스는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크라운, 브리지 등 치아보철물을 설계·제작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이를 치과 병·의원이나 기공소 등에 공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치과 병·의원과 기공소가 치아보철물 제작 과정 등에 대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토털 솔루션인 기공표준공정관리 시스템 '덴트피스'를 개발·보급하는 일도 한다.

최 대표는 "저희는 덴탈 분야 캐드·캠 밀링머신과 프로그램·서비스를 설계해 개발하고 운영하는 업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치과 병·의원이 환자의 치아 치료를 위해 '본'을 뜨면, 그 본을 디지털 파일로 전환하고 캐드·캠을 활용해 설계 작업을 한 뒤, 밀링 가공과 열처리 작업을 거쳐 최종 보철물이 나오는 과정 일체를 피스티스 제품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최 대표는 "이 장치를 활용하면, 보철물 제작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스티스가 자체 개발한 '캐드·캠 밀링머신'은 이들 여러 공정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밀링머신은 지르코니아, 레진, 티타늄, 크롬코발트, 니켈크롬, 하이브리드, 글라스세라믹 등 치아보철물 소재로 활용되는 대부분의 물질을 '깎아서' 제작할 수 있다.
치아보철물이 기존 치아와 잘 맞을 수 있도록 매우 정밀한 제작 기술이 내장돼 있다.
밀링 가공 조건 변경시스템, 다중 소재 가공기술, 클린시스템 등 피스티스의 각종 특허기술이 집약됐다. 작동법이 어려울 것 같지만, 최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생이든 나이 드신 어르신이든 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최 대표가 피스티스의 문을 연 건 2013년 일이다. 그는 연삭기와 초정밀 가공기 등을 만드는 공작기계 제작 업체에 근무하면서 기계공학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기계공학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의학 관련 수업이 창업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가깝게 지내던 의대 교수가 "캐드·캠, 밀링머신 등을 치과 쪽에 접목하면 앞으로 유망할 것"이라고 얘기한 게 창업의 출발점이었다.
당시만 해도 해당 분야의 국내 업체는 극히 드문 상황이었고, 대부분 외국 장비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비용이 비쌌고, AS 등 사후관리에도 문제가 많았다. 최 대표는 "덴탈 분야 캐드·캠 밀링머신을 국산화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인천지역 한 대학의 창업보육센터에서 치열한 연구 끝에 치과용 캐드·캠 밀링머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 판매까지 연결해 제품을 한 치과 병원에 납품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납품한 병원에서 제품에 대한 문의 전화가 하루에 2~3번씩 걸려왔다. 또 일주일에 5~6차례는 그 병원에 출장을 가야 했다. 제품 성능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치과 병원에서 사용 방법을 어려워했다.
병원에선 제품을 관리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 대표는 "'아무도 쓸 수 없는 기계를 만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개발에 2억원이 들었지만, 결국 그 기계를 비롯해 나머지 8대를 모두 폐기처분했다"고 했다. '누구나 쉽게 작동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었다.
그는 첫 제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심기일전했다.
첫 제품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조금씩 보완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고, 점차 시장의 반응도 좋아졌다. 6개의 특허증과 2개의 저작권 등록증도 갖게 됐다. 최 대표는 "창업할 때 가장 많이 반대했던 아내도, 지금은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아직 할 일이 많다는 뜻이다. 그는 기존 캐드·캠 밀링머신을 개량해 '보급형 장비'를 개발하는 등 피스티스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 초기만 하더라도 캐드·캠 밀링머신을 개발·제조하는 업체가 국내에선 매우 드물었지만, 지금은 대기업들이 뛰어들기 시작하는 등 경쟁 업체가 많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만큼 제품 다양화가 필요한 것이다.
최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 지역 수출을 실무적으로 준비 중이고, 앞으로 수출국이 더욱 늘어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밀링버' 등 각종 가공기구를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덴트커머스(www.dentcommerce.com) 운영도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피스티스가 회사 운영 성과 일부를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공유하는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피스티스가 생산한 틀니나 보철물 등을 치아가 좋지 않은 노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