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책으로 임금문제 못 풀면
생산성 제고위해 산업정책 필요
첨단 부가가치 위주 연구 개발
시설투자 통한 유망산업 유치 강조
이에 따라 저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고 분배와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사람중심의 지속성장 경제를 구현한다는 경제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내세웠다. 경제성장을 위해 수요 측면에서는 일자리중심·소득주도 성장정책을, 공급 측면에서는 혁신성장정책을 추진키로 하였다. 또한 경제체질을 공정경제로 전환하여 성장의 과실이 경제 전반으로 골고루 확산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었다.
많은 논란 속에 1년여가 지났다. 하지만 통계로 나타난 실적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소득증대를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보조금도 지급하였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주는데 더하여 주거비, 통신비 등 생활비 지출도 줄여주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큰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어나 소비가 늘고 따라서 생산이 늘면서 이어 투자도 확대되어야 했다. 그런데 최근의 경제동향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소득불평등이 오히려 확대되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고용상황이 영 시원치 않다는 점이니 '일자리 중심 경제'가 그 '중심'을 잃은 셈이다.
전국 경제가 허덕이는 동안 인천도 실물경제는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금년 2/4분기 중 광공업생산이 전년동기대비 10% 넘게 증가하였지만 실제 출하증가는 3%에도 모자라 외려 재고가 30% 가까이 늘었다. 대형소매점 판매와 건설로 대표되는 소비와 투자 역시 전년동기대비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국에 비해 인천의 일자리 경제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실업률이 전년동기에 비해 낮아졌다. 노년층의 증가와 실업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청년층과 55세 미만 중년층의 인구감소로 실업률이 낮아진데 크게 기인한다. 아울러, 인천의 자동차산업이 그런대로 버텨낸데다 조선산업이나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산업이 원래 인천에 거의 없었으니 이들 산업분야에서의 거센 구조조정을 비켜갈 수 있었다. 게다가 그동안에도 인천의 자영업 비율이 꾸준한 상승을 보여 실업을 흡수해 주었다. 이에 따라 이제 인천은 7대 특·광역시 중 오히려 실업률이 꽤 낮은 편에 속하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인천의 청년실업률은 10%를 넘고 있고 전체실업률은 전국 평균 실업률을 상회한다. 특히 노령층의 실업률은 그 수준도 높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과 2%p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일자리 문제가 여전히 인천경제의 핵심과제라는 말이다. 더구나 중앙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따른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인천의 일자리 시장에 큰 충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8월 현재 이미 최저임금에도 모자라는 임금을 받은 사람이 전국 취업자의 13.3%에 달하였다. 임시·일용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인천의 취업구조를 감안하면 인천의 최저임금 미달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금년 중 최저임금 인상으로 당장 급여를 올려주어야 하는 전국의 근로자도 23.6%에 달한다. 최저임금 인상의 불가역성으로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예정대로 올라간다면 인천의 최저임금 영향률은 못해도 3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이 임금상승률 만큼 오르지 못한다면 실제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균형임금을 크게 넘어서게 된다. 즉, 그만큼의 실업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에 따른 실업은 경기적 실업이나 계절적 실업 등 일시적 실업이 아니다.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실업이라는 말이다. 노동정책으로 임금문제를 풀지 못하면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최대한의 산업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정책적인 면에서 첨단 부가가치 산업 위주의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통한 생산성 제고, 성장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유망산업의 유치가 강조되는 이유이다.
/김하운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