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성'은 추석 연휴에 돌입한 첫날인 22일을 기준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지난 19일 개봉한 안시성은 나흘만인 22일까지 누적관객수 92만5천553명, 상영 스크린수 1천277개, 상영횟수 5천593회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위는 박희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사극 영화 '명당', 3위는 이종석 감독의 범죄 영화 '협상'이 차지했다. 1위~3위를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했고 4위에 헐리우드 호러물 '더 넌(The Nun)'이 이름을 올렸다.
영화 '안시성'은 조인성과 남주혁, 박성웅, 설현, 성동일, 유오성 등 쟁쟁한 배우들의 '후광'을 등에 업은데다가, 흔치 않은 고구려 배경의 액션 대작이란 장점이 부각되면서 흥행 선두를 달렸다.
'안시성'의 배경은 서기 645년 당나라 황제 태종이 20만의 군대를 이끌고 고구려를 침공했을 때다.
당나라 정예병 20만 대군과 고립무원에 빠진 안시성을 지키는 5천명의 고구려 군사들의 대결에서 고구려군은 역사적인 승리를 거둬낸다. 숫적으로 '40대 1'이란 엄청난 열세를 뒤집고 당나라 황제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안긴 고구려 '안시성 전투'는 한국 전쟁사에서도 위대한 승리 중 하나로 꼽힌다.
영화 '안시성' 스틸컷. /(주)NEW 제공
당나라 군대는 안시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무려 88일간이나 성을 포위하고 집요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안시성을 지키기 위해 고구려가 출정시킨 15만의 군대는 안시성 눈앞에서 당나라 군대에 무참히 패배했고, 안시성은 남은 5천의 군사로 기세가 오른 당나라 군대 20만을 상대한다. 하지만 고구려 군은 강했다. 당나라 군사의 집요한 공격은 험한 지형을 배경으로 굳건히 버틴 고구려군의 방어에 번번히 꺾였다. 높은 성벽에 고전하던 당나라 군사들은 60일 동안 성의 동남쪽에 성벽보다 높게 흙으로 산을 쌓아 공격에 나서기도 했지만, 토산 한쪽이 무너져 혼란에 빠진 사이에 고구려 군사들이 토산을 점령하는 바람에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추위가 닥치도록 안시성을 함락하지 못한 당 태종은 그해 9월 18일 안시성 포위를 풀고 본국으로 퇴각한다. 고구려의 문헌에는 이때 당 태종이 고구려군이 쏜 화살에 눈을 맞았다고 전했으며, 당나라는 고구려 정벌 실패로 큰 타격을 받아 이후 고구려 침공을 후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안시성' 스틸컷. /(주)NEW 제공
김광식 감독은 영화 안시성의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살리기 위해 총 7만평 부지에 11m 높이의 수직성벽 세트와 국내 최대 규모인 총 길이 180미터 안시성 세트를 제작했다.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돌을 날리는 '투석기', 성벽을 타고 넘기 위한 일종의 사다리 차량인 '운제' 등도 1대 1 비율로 실물 제작해 촬영했다.
이같은 대담한 스케일의 세트에서 펼쳐낸 전투장면은 실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압도적인 현실감을 보여준다. 더불어 조인성과 박성웅, 유오성, 성동일 등 탄탄한 출연진들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