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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 위성이 23일 오전 11시 45분에 촬영한 제24호 태풍 짜미(TRAMI)의 모습. 괌 서쪽 해상에서 세력을 키우며 뚜렷한 회오리 모양을 만들어가고 있다. /국가태풍센터 홈페이지

강력한 위력을 가진 제24호 태풍 '짜미(TRAMI)'가 북상하고 있다.

현재 기압배치나 진로를 놓고 보면 우리나라로 향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아직 진로가 유동적이어서 기상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태풍이 향하는 전면에 놓인 대만과 필리핀, 중국 등도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24호 태풍 짜미는 지난 21일 오후 9시 괌 서북쪽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서쪽 내지 서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3일 오전 9시 현재 괌 서북서쪽 약 1천110㎞ 해상을 지나고 있으며, 발생 이틀만에 중심기압 975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40㎞,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32m의 중형급 태풍으로 성장했다.

기상청은 태풍 짜미가 앞으로 며칠간 대만쪽 방향인 서북서진을 계속하면서 세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후 26일 오전 9시께에는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620㎞ 부근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이며, 이때쯤에는 중심기압 920hPa, 강풍반경 400㎞, 최대풍속 초속 53m의 매우 강력한 위력을 지닌 중형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이틀 후인 28일 오전 9시께에는 대만 쪽으로 좀더 접근해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약 540㎞ 지점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도 중심기압 935hPa, 강풍반경 370㎞,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9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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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예측한 제24호 태풍 짜미 이동경로. 28일까지는 서북서진하면서 대만쪽을 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진로는 유동적이다. /기상청 날씨누리 캡처

태풍 짜미가 곧장 북상하지 못하고 서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중국까지 걸쳐있는 강한 고기압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고기압대는 태풍의 세력이 가장 강해지는 26일께에도 우리나라 주변을 지배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 일단 태풍 짜미가 우리나라 쪽으로 향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오는 28일께부터는 고기압대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서 동서로 나눠지거나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수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태풍의 진로를 가로막는 '방어벽'이 사라지고 우리나라 부근으로 태풍이 올라올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뜻이어서 태풍의 진로를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태풍 짜미가 우리나라 쪽으로 향할 지 대만을 거쳐 중국 남부지방쪽으로 상륙할지는 며칠간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9월말~10월초에 발생한 '가을 태풍'에 자주 큰 피해를 입은 바 있어, 기상 당국은 태풍 짜미가 향하는 진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지난 15~16일 슈퍼태풍 '망쿳'으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필리핀과 홍콩, 중국 남부지역 등도 불과 열흘 만에 강력한 태풍이 다시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한 채 태풍의 진로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 제24호 태풍의 이름 '짜미(TRAMI)'는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장미과에 속하는 나무를 의미한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