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0)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스티븐 오닐 판사는 25일(현지시간) 코스비에게 약물 투여에 의한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한 유죄를 인정해 징역 3∼10년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코스비는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 이후 미국의 유명인사 가운데 처음 유죄 선고를 받은 인물이 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인종적 장벽을 뚫고 미국의 '국민 아버지'로 불릴 만큼 성공한 코스비는 결국 말년에 성폭행범으로 낙인찍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
오닐 판사는 "미스터 코스비, 이제 심판의 시간이 됐다.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으며, 유명인이든 아니든 다르게 처벌받을 수 없다"면서 "약물에 의한 성폭행은 매우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닐 판사는 또 코스비에게 벌금 2만5천 달러(2천791만원)를 부과했고 코스비를 성범죄자 목록에 등재하도록 관련 기관에 요구했다.
코스비의 변호인단은 그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가택연금에 처할 것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고 직후 코스비는 수갑이 채워진 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코스비는 지난 2004년 자신의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직원에게 약물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하는 등 모두 3건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코스비는 총 30년의 중형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법원이 동일한 사건에서 유래한 혐의들을 합쳐 형량을 산정해 형량이 줄었다.
한편 빌 코스비는 80대 이르기까지 자신의 토크쇼를 진행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으나 미투 촉발 후 유명인 첫 유죄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