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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천리안 위성이 촬영한 제24호 태풍 '짜미'의 모습. 강력한 위력을 갖고 서북쪽 대만을 향하다가 25일부터 경로를 북쪽으로 틀었다. /국가태풍센터 홈페이지

강력한 위력을 가진 제24호 태풍 '짜미(TRAMI)'가 북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앞으로 진로에 기상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분석으로는 태풍 짜미의 진로가 오른쪽으로 크게 꺾여 일본 본토 남부지망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풍의 진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한반도 인근 고기압의 변화에 따라 진로가 좀더 우리나라 쪽으로 향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풍의 북상을 막고 있는 한반도 북쪽의 강한 고기압이 언제 어떻게 약해지고 이동하느냐에 따라 태풍의 진로가 좌우될 전망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24호 태풍 짜미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630㎞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태풍의 크기와 위력은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90㎞, 중심부근 순간 최대풍속 초속 45m 수준으로 '매우 강한 중형태풍'으로 분류된다.

지난 21일 발생 이후 쭉 대만쪽을 향해 서북서진 하던 태풍 짜미는 전날부터 경로를 북쪽으로 꺾어 한반도와 일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재 태풍 짜미의 이동속도는 시속 8㎞ 정도로 느린 편이다. 27일 새벽에는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면서 속도가 더욱 느려져 시속 3㎞ 정도로 거의 멈춰 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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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9시 기준 한반도 부근 분석일기도. 한반도 북쪽에 자리한 강한 고기압이 태풍 짜미의 북상을 막고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

북쪽으로 방향을 튼 태풍 짜미가 빠르게 북상하지 못하고 '멈칫'하는 이유는 현재 한반도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강한 고기압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풍은 보통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데, 진행경로 정면에 강한 고기압이 가로막고 있어 북상하지 못하고 어디로 갈 지 눈치를 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태풍 짜미의 경로는 한반도 부근 고기압의 위축·분열과 이동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수치예보 분석에 따르면 이 고기압은 서서히 약화되고 쪼개져, 29일께에는 한반도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질 전망이다. 태풍은 우리나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좀 더 큰 고기압을 따라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 본토를 가로질러 갈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하지만 태풍 짜미를 끌고 우리나라 동쪽으로 이동할 고기압이 예상보다 세력을 확장하거나 동쪽으로 덜 이동할 경우에는 태풍의 진로가 좀 더 한반도 쪽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태풍이 일본 남쪽까지 북상하는 29~30일께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동서 양편에 자리하게 될 고기압의 세기가 태풍 진로를 결정할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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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태풍 전문 웹사이트 'typhoon2000닷컴'(www.typhoon2000.ph)이 소개한 각국 기상 당국의 제24호 태풍 짜미 예상진로. 우리나라 기상청 분석과 거의 일치한다. /'typhoon2000닷컴' 홈페이지

아시아 지역 태풍을 관찰하고 있는 각국의 분석은 대체로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상과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우리나라를 관통하고 지나간 제19호 태풍 '솔릭'이 마지막까지도 진로가 오락가락하며 기상 당국을 당혹하게 했던 것처럼, 이번 태풍 짜미의 진로도 유동적일 수 있어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