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배달 오토바이를 무면허로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난 10대가 20여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연수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혐의로 고교 자퇴생 A(17)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A군은 올 8월 23일 오후 10시 47분께 인천 연수구 청학동의 한 사거리에서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던 중 신호위반 상태에서 좌회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63·여)씨를 치어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골반 골절 등 전치 12주 진단을 받는 중상을 입었다.

A군은 사고 후 쓰러진 B씨 주변에서 5분가량 서성이다가 경찰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하자 도주했다. 또 경찰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서 1㎞ 떨어진 한 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 오토바이와 헬멧을 버렸다가 며칠 뒤 오토바이를 찾아 도색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19구급차 블랙박스 영상에 흐릿하게 찍힌 용의자의 모습을 갖고 배달업 종사자, 사고 현장을 지나는 버스 등을 대상으로 탐문 끝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치킨집에서 배달일을 하는 A군을 뺑소니범으로 특정했다. 결국 A군은 사고 발생 22일 만인 지난 15일 경찰에 붙잡혔다.

A군은 경찰에서 "헬멧이 밝은색이어서 추적될 것 같아 버렸다"며 "무면허 운전이 적발되는 것이 두려워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연수서 관계자는 "A군은 무면허 운전이 적발되는 것이 두려워서 도주했다고 진술했다"며 "조만간 A군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