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상주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놓고 공항당국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상주 직원들은 “외국 여행객을 직접 상대하는 입장에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선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항 당국은 “국가 이미지 때문에 마스크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마스크 착용 허용을 요구하는 상주 직원들의 글이 잇따랐다.
 
김모씨는 '공항공사는 공항근무자를 과연 인간으로 보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외적인 이미지 때문에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금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다”며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도 생각 좀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모씨는 “면세점 직원들은 매일 외국인과 얼굴을 맞대고 손님이 만진 것을 다시 만져야 하는데도 공항당국 및 상업시설 업체들이 직원들의 생명보호는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모씨는 “입국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세관, 법무부, 항공사 등의 직원들이 사스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공항은 개인과 국민들에게 위생의 중요성과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마스크 정도는 착용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세관은 이같은 직원들의 요구에 대한 의견을 각각 법무부와 관세청에 상신해 놓고 있지만 당국은 아직 이렇다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
 
세관 관계자는 “아직 환자가 발생한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면 대외적인 이미지에 좋지 않고 불안감을 가중시켜 국가 신인도 하락 등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상부에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 나리타, 상하이, 밴쿠버, 모스크바, 호치민, 홍콩, 싱가포르, 워싱턴 등지의 공항에서는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세관 직원들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있으며 뉴욕과 LA는 필요에 따라 착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