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3001001918300096071.jpg
30일 오전 기상청이 분석한 제25호 태풍 콩레이 예상 경로. /기상청 날씨누리

태풍 짜미는 피했지만 후속 태풍에 비상이 걸렸다.

강력한 위력을 지닌 제24호 태풍 '짜미(TRAMI)'가 일본 본토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뒤이어 북상하고 있는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의 진로가 심상치 않은 것.

태풍 콩레이는 아직 발생 초기여서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현재까지 예상되는 경로가 앞선 태풍 짜미 보다 더 서쪽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이후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우리나라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25호 태풍 콩레이는 전날 오후 3시께 괌 서쪽 인근 해상에서 발생해 서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30일 오전 9시 현재 괌 서쪽 약 640㎞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으며 발생 하루만에 중심기압 985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250㎞, 최대풍속 초속 27m로 강도 '중'의 소형 태풍으로 발달했다.

기상청은 태풍 콩레이가 앞으로 빠르게 북서진을 계속해 다음달 3일께에는 앞선 태풍 짜미가 경로를 북쪽으로 틀기 시작한 동경 130도 선을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태풍 콩레이는 이후로도 경로를 크게 바꾸지 않고 북서진을 계속, 다음달 5일께에는 대만 동쪽으로 약 350㎞ 가량 떨어진 동경 125도, 북위 25도 인근까지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 콩레이는 이처럼 북서진을 계속하면서 세력을 계속 키워가 다음달 5일 오전 9시께에는 중심기압 940hPa, 강풍반경 380㎞, 최대풍속 초속 47m의 '매우 강'한 강도의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로 향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태풍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2018093001001918300096072.jpg
30일 오전 11시 45분 천리안 위성이 촬영한 태풍 짜미와 태풍 콩레이의 모습. 짜미는 일본 남쪽에 상륙하고 있고, 콩레이는 남태평양에서 태풍의 모습을 갖추고 서북서진 하고 있다. /국가태풍센터 홈페이지

문제는 이후 경로다. 태풍 콩레이가 우리나라 쪽으로 쉽게 올라오지 못하는 것은 다음달 초 일본과 우리나라 일대에 자리잡게 될 강한 고기압의 영향이다.

하지만 이 고기압이 다음달 5일께부터 서서히 약해지면서 동쪽으로 물러가면, 태풍 콩레이가 이때부터 경로를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우리나라나 일본 쪽을 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태풍 짜미가 경로를 튼 위치(동경 130도, 북위 20도 부근) 보다 서쪽과 북쪽으로 더 진행한 상황에서 경로를 틀게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로 상륙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이 같은 경로로 우리나라로 상륙하면 올해 최악의 태풍이 될 우려가 높다. 지난 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해 엄청난 피해를 입혔던 태풍 '매미(MAEMI)'와 비슷한 경로를 타고 오게 되는 것이다. 2003년 9월에 지나간 태풍 매미는 괌 인근에서 발생 후 북서진하다가 동경 125도, 북위 25도 부근에서 경로를 꺾어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태풍 매미는 재산피해만 4조 2천225억원(기상청 '과거태풍 100년사')에 달해, 재산피해로는 역대 태풍 피해규모 2위에 기록돼 있다.

한편, 제25호 태풍의 이름 '콩레이(KONG-REY)'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했으며, 산의 이름을 의미한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