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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강타한 태풍 짜미에 이어 강력한 위력을 가진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북상하면서 기상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NASA 위성이 촬영한 태풍 짜미의 모습. /AP=연합뉴스

강력한 위력을 지닌 제25호 태풍 '콩레이(KONG-REY)'의 진로에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까지 속이 바짝 타고 있다.

현재 대만 쪽을 향하고 있는 태풍 콩레이가 앞으로 며칠 사이에 경로를 어디로 트느냐에 따라 큰 피해를 입을 지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본을 강타하고 지나간 제24호 태풍 짜미의 뒤를 이어 북상하고 있는 태풍 콩레이는 오는 5~6일께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를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후 중국에 상륙할지 경로를 크게 틀어 한반도나 일본을 향할지 유동적이다.

태풍의 진로를 계산하는 예측모델들도 중국 상륙과 한반도 관통, 대한해협 통과, 일본 상륙 등 다양한 예상을 내놓고 있어 기상 당국이 마음을 놓지 못한 채 진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 25호 태풍 콩레이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괌 서북서쪽 약 990㎞ 해상을 지나고 있다. 태풍 발생 이틀이 채 안됐지만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hPa), 강풍반경 330㎞, 최대풍속 초속 39m의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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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1일 오전 발표한 태풍 콩레이 예상 진로. /기상청 날씨누리

기상청은 태풍 콩레이가 앞으로 며칠간 북서진을 계속하면서 세력을 더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틀 후 3일 오전 9시께에는 중심기압 940hPa, 강풍반경 380㎞, 최대풍속 초속 47m의 '매우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해 최대 위력을 보일 전망이다.

앞선 태풍 짜미는 동경 130도 근방을 지나면서 방향을 북쪽으로 틀었지만, 태풍 콩레이는 동경 130도 선을 지나는 3일 오전 이후에도 북서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경로를 조금씩 오른쪽으로 틀어 오는 6일 오전 9시께에는 대만 서북쪽 약 300㎞ 해상을 지나 중국 상하이 남쪽 타이저우시 방향을 향할 전망이다. 이같은 기상청의 전망에 일본이나 대만, 미국(해군) 등도 비슷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6일 이후 태풍의 진로다. 태풍 콩레이는 중국·한국·일본 일대의 기압배치 변화에 따라 다음 경로가 결정되는데, 아직 정확한 예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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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태풍센터가 예상한 태풍 콩레이 진로 중국 본토에 접근하다가 경로를 오른쪽으로 크게 바꾼다. 이 경우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높다. /미 해군 태풍센터 홈페이지

현재 미국의 예측모델은 태풍 콩레이가 조금 일찍 방향을 틀어 한반도 남단에 상륙하거나 대한해협을 지난다는 시나리오는 내놓고 있다. 영국의 예측모델이 내놓은 시나리오도 미국과 비슷하다. 반면 일본의 예측모델은 태풍 콩레이가 좀더 중국 본토에 접근한 후 경로를 틀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경우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럽 등의 일부 예측 모델들은 중국 상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일단 태풍 콩레이의 향후 진로는 일본 동남쪽에 자리한 아열대 중층 고기압이 언제 얼마나 수축하고 이동하느냐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중국에 접근하면서 향후 진로를 탐색하는 앞으로 며칠 새 이 고기압이 약화돼 가장자리가 동쪽으로 밀려가면 태풍이 경로를 틀어 한반도로 향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상일기자 met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