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산 중턱 큰바위에 그려진 미군부대마크. 수㎞떨어진 곳에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의정부지역을 둘러싼 산자수려한 산 초입 소나무에 미군이 쳐 놓은 철조망과 중턱 바위에 낙서한 흔적이 널려 있어 자연환경은 물론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의정부시에 들어서면 좌·우로 도봉산과 수락산이 눈에 들어오고 북동쪽에는 조선14대 선조의 후궁인 정빈 민씨를 비롯 제7자 인성군, 손자 해원군, 증손 화릉·화창·화춘군 등 왕손의 묘가 곳곳에 자리한 천보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그러나 이곳 산자락에 50여년 동안 미군부대가 주둔하면서 훼손, 지역주민과 이 곳을 찾는 외지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의정부시 송산동 천보산 입구를 100여m 지났을 무렵 산자락을 빙 둘러친 미군부대 철책이 눈에 띈다.

   소나무를 기둥삼은 가시 철조망으로 20년생 소나무 20여그루가 파여 손으로 건드리기만해도 껍질이 떨어지는 등 죽어가고 있다.

   산 중턱에 다다르면 군데군데 자리한 바위에 페인트를 분사해 그려 놓은 낙서자국이 뚜렷하다.

   낙서는 영문으로 자신의 이름이나 욕설을 새겨 넣거나 페인트로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려 어지럽다.

   특히 천보산 중턱 큰 바위에 그려진 인근 미군부대 마크는 수㎞ 떨어진 곳에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다.

   미군측은 천보산 낙서들을 현재까지 지우지 않고 있다. 수락산·도봉산도 이곳 미군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주민들은 미군에 의한 자연훼손은 산 전체를 망라하고 있다고 전한다.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산정상부근도 상당부분 훼손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민 심모씨는 “바위에 페인트 칠을 한 낙서는 빗물 등 자연상태에서는 쉽게 지워지지 않아 특수한 제거작업이 필요하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의 훼손은 더욱 심할 것이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미군에 의해 훼손된 부분은 원상복구조치를 촉구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