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숱하게 컵·리그 우승
화성에 있는 클럽하우스서 보관
수원FC도 '구단 역사'에 소홀
해외구단 안방 전시 공유 '대조'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성장한다. 우승을 하는 팀들은 우승의 영광을 팬들에게 돌린다. 그러나 우승의 순간이 지난 후 영광을 상징하는 우승 트로피는 팬들 곁에 있지 않다.
구단 고위 임원의 장식장 또는 사무국 한 편에 비치되어 있는 등 구단의 전유물로 전시되어 있다.
국내 프로축구 최고 명문 구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원삼성의 경우 창단 이후 FA컵과 정규리그 우승 등 수많은 트로피를 받았지만 모두 화성시에 위치해 있는 클럽하우스에 모셔두고(?) 있다.
해외 명문축구단들이 구단의 역사와 영광의 순간을 팬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실례로 전세계 축구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경우 홈경기장인 캄프 누에 전시실을 마련해 각종 트로피를 비롯해 구단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전시물들을 전시해 놨다.
손흥민을 키워낸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함부르크 SV도 홈경기장인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 구단 역사관을 마련해 축구팀을 비롯해 운영하고 있는 각 팀의 영광의 순간들을 팬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세계 명문 구단들은 팬들과 구단의 역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자부심을 갖게 하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명언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비단, 수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인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많은 축구팀들이 팬들에게 역사를 알리지 않고 있다.
2003년 수원시청 실업팀으로 창단한 수원FC 역시 전국체육대회와 경기도체육대회 등 아마추어 대회 우승, 2016 K리그 1 승격 등 많은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알리기는커녕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단, 구단 직원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사진을 걸어두고 있을 뿐이다.
도내에 거주하고 있는 한 축구팬은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그 팀의 역사를 알고 싶어한다. 그러나 국내팀들은 팬을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만 팬의 시각에서 생각하지 않는다"며 "팬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전시나 배치를 한다면 또 하나의 팬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