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34의2 일대 임야에 50~60년생 잣나무와 소나무 등 수백여 그루가 무단 벌목으로 잘려나간 채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종택기자·jongtaek@kyeongin.com
   수원시가 등산객들의 입산을 통제하고 부분휴식년제를 실시하는 등 '병든 광교산을 살리겠다'고 선언했으나 건축허가 남발과 무단 벌목으로 인해 오히려 광교산이 죽어가고 있다.

   시에 따르면 훼손된 광교산의 산림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2월1일부터 향후 3년간 광교헬기장과 지지대고개 3.9㎞구간, 사방댐과 노루목 정상 1.4㎞, 양지농원과 양지재 정상 2.1㎞ 구간 등 3개 구간 총 7.4㎞에 대해 부분휴식년제를 실시하고 등산객들의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시는 그러나 올해에만 3건 8천여평에 대해 개발허가를 내 주거나 불법 벌목을 방관해 3천여 그루의 수목이 훼손돼 흉물스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34의2 일대 임야에 있던 50~60년생 잣나무와 소나무 등 아름드리 나무 700여 그루가 전기톱과 포클레인에 의해 무참히 잘려나갔다.

   시공사인 B종합건설은 이 지역에 전원 주택용 다세대주택 4개동을 짓기위해 지난달 19일 시로부터 개발행위허가를 받았다.

   이 곳을 지나는 등산객들은 “광교산 등산로를 끼고 있는데다 그린벨트와 바로 인접한 지역까지 훼손허가를 내줄 수 있느냐”며 “입산통제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시를 맹비난했다.

   지난 2월17일에는 장안구 파장동 산53 지지대고개 일대 임야 4천여평이 불법 벌목됐는데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계공무원들이 늑장대응으로 일관, 30년생 은사시나무와 잣나무 등 수천 그루가 대규모 불법 벌목됐다. <본보 2월17일자 19면 보도>

   또 지난달 27일에는 등산로로 각광받고 있는 장안구 파장동 광교산 자락 8천529㎡에 전원주택 신축허가를 내줘 수목 2천여 그루가 잘려나가고 인근을 흐르던 하천이 무허가 매립되는 등 말썽을 빚었다.

   이같이 광교산 자락에 불법훼손이 심각한데도 시가 '법규상 하자가 없다'며 허가를 남발하는 탓에 광교산 살리기 운동은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전원주택 건설 등 광교산 자락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소유지에 대해 개발허가를 신청할 경우 법적하자가 없으면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