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개설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 처리를 놓고 인천시와 부평구가 2년째 실랑이를 벌이는 바람에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20일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이하 종건)에 따르면 총사업비 185억여원을 들여 부평구 부개초등학교에서 경인국도간 20m도로 확장 공사를 위해 지금까지 62채의 건물에 대한 보상을 벌이는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종건은 지난 97년 착공해 내년 12월까지 도로 공사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예산 지원이 완전히 중단돼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종건은 지난 2001년 10월 보상을 마친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건폐물과 공장 폐비닐 등을 처리하지 못한 채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부평구 일신동 227일대 도로 부지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까지 가세, 이곳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등 갈수록 동네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각종 폐기물에다 생활쓰레기 등이 쌓이면서 주민들은 여름이면 파리와 모기 등 해충은 물론이고 악취까지 겹쳐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동네에 사는 황모(60)씨가 모기 때문에 뇌염에 걸려 목숨을 잃을뻔 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지난 2일 이희숙(47)씨 등 주민 68명은 종건에 하루빨리 쓰레기를 처리해 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종건은 주민들에게 보낸 답변에서 “시에서 예산이 전혀 서지 않아 사업이 중단됐다”며 “부평구에 쓰레기 처리를 요구했으나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구 관계자는 “이곳에 쌓여 있는 쓰레기가 지정폐기물이어서 엄청난 비용때문에 처리를 못하고 있다”며 “건물 보상후 발생한 쓰레기인 만큼 종건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