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박 시장은 오는 15일 민선 7기 비전과 구호, 세부 정책과제 등 앞으로 시정 방향을 직접 설명하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인천시 정부는 표면적으로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친박'으로 분류되던 시장에서 친노를 넘어 '뼈노(뼛속까지 노무현)'를 자칭하는 인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박남춘 시장 취임 100일, 이런 표면적인 변화에 걸맞은 인천시정의 진전된 변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인천시 안팎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연세대(전임시장 출신 대학)에서 고려대(박남춘 시장 출신 대학)로 바뀐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시민들이나 인천시 내부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임 후 100일, 박 시장은 본인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시정에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인사 실패다.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재를 배치하는 인사권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시장 자신이 공언한 능력, 성과 중심의 인사도 단행하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 인사에서 '힘 있는 부서'라 불리는 특정 부서 직원들이 한꺼번에 승진하면서 시 내부에서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임시장과 차별화해 박 시장만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도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시장 취임을 전후해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1번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박 시장은 선거 당시 1호 공약으로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평화특별시'를 내세웠지만 취임 후 100일간 1호 공약이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타 자치단체와 비교해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평양에서 개최한 10·4 선언 공동 기념행사와 관련해서도 경기도의 경우 방북단으로 다녀온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복귀 후 바로 다음날인 7일 기자회견을 열어 6개 교류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안을 발표했지만 박 시장의 경우 8일에서야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방북 성과라고 할만한 구체적인 내용도 없었다. 시민은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지난 100일이 탐색기였다면, 그 100일을 바탕으로 박 시장이 그려낼 '인천특별시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