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전쟁과 포럼 팔미도앞바다
11일 오전 인천 팔미도 해상에서 '인천의 전쟁과 세계 평화 포럼' 참가자 드미트리 파블로프(왼쪽)와 커크 라르센(가운데), 크리스 피어스(오른쪽) 연구자들이 제물포해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배경 타국의 싸움들 의미 고민"
"한반도 전쟁역사 연구 필요성 느껴"


'인천의 전쟁과 세계 평화 포럼'에 초청된 각국 학자들은 포럼 개막 전 러일전쟁 당시 제물포해전 현장을 답사했다.

드미트리 파블로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소 부소장, 크리스 피어스 영국 역사연구자, 커크 라르센 브리검영대학 데이비드 케네디 국제학센터 역사학과 교수, 리용치 옌볜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윤용혁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등 포럼 발표·토론자들은 11일 오전 2시간여 동안 제물포해전 현장을 답사했다.

이날 김창수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팔미도를 향하는 배 안에서 국내외 학자들에게 제물포해전에 대해 설명했다.

김창수 연구위원은 "제물포해전은 러시아의 경우 패전했지만 일본군에게 항복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폭을 선택한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아 현재 러시아 교과서 첫 페이지에 실려 있는 중요한 사건이며, 일본에게는 러시아를 격파함으로써 대륙 진출의 계기가 됐던 역사적 사건"이라며 "그러나 인천은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인천도 제물포 해전을 비롯해 인천을 배경으로 한 수많은 전쟁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파블로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소 부소장은 팔미도 앞 해상에서 "인천과 한반도의 평화가 이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한반도의 평화로 러시아는 철도 연결과 같은 경제적으로 유리한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통일 한국을 경제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있기 때문에 평화 분위기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리용치 옌볜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참혹한 전쟁이 일어났던 곳을 실제로 본 것이 매우 뜻깊었고, 전쟁이 일어났던 바다라고 하기에 지금은 너무나 평화롭다"며 "이러한 평화가 항구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 사회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배에서 내린 뒤 연안여객터미널 옆 연안부두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도 둘러봤다.

이 광장은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함대와 전투를 벌이다 항복을 거부하고 자폭한 러시아 바랴크함 승조원의 추모비가 있다.

중국 역사 연구로 저명한 영국의 크리스 피어스는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며 "한반도 전쟁 역사에 대한 좀 더 깊은 연구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