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부활 23년, 여전히 아쉬운 부분 많아
중앙과 지방관계·사회적 양극화·갈등 중재
지역공동체 강화시켜 줄 통로 역할 해줘야
잘못된것 가감없이 바로잡는 정론직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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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안양시장
사람은 사회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타인과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며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 필요한 정보를 타인과 주고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타인에 대한 정보는 개인 간에 이루어질 수도 있고, 정보기술의 발달로 SNS를 활용하기도 하며,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서는 매일 수 많은 정보들이 생산되고 있지만, 이 정보가 모두 진실이고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다. 급격한 사회변화와 복잡한 인간관계로 치열한 경쟁시대로 돌입하다 보니,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고자 사실이 아니거나, 과장된 이야기들이 양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특정인에게 타격을 주고자 의도적으로 만든 가짜뉴스(Fake News)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공신력을 갖춘 언론사에서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내용을 기사화할 때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언론의 역할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과 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독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할 의무가 있다. 즉,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소통하고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일반사람들은 신문에 대한 신뢰성이 상당히 높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신문에 보도되는 내용을 진실로 믿는다. 그래서 신문은 사실만을 보도해야 하는 것이다. 시중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루머를 기사화하면 신문에 언급된 당사자는 평생 쌓은 명예를 하루아침에 잃게 된다. 나중에 가짜뉴스로 판명되어 정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무너진 신뢰는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요즘은 SNS 등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일부 내용은 너무나 사실적으로 기록하여 진짜 정보로 오인할 정도다. 이제는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는 시대가 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오죽하면 정부나 검찰에서 가짜뉴스 생산자를 엄벌하겠다는 발표까지 할 정도다. 좋은 정보는 양질의 기사를 생산한다.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기자에게 기삿거리가 될 만한 자료를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구독수를 늘리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루머를 기사화해서는 곤란하다.

잘못된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신청하는 건수가 198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1981년 44건에서 2000년 600건으로 증가했고, 2016년에는 3천170건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가 대부분 부정확한 정보에 기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법원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나 언론자유보다 개인의 인격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언론은 타인의 명예를 보호하면서 언론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엄격한 사회적 책임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지 23년이 되는 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지방자치에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권한은 제한되어 있고,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적·행정적으로 완전한 독립을 이룬 것도 아니다. 또한, 사회적 양극화와 이념적 갈등은 예전보다 오히려 더 안 좋아졌다. 어려운 때에 서로 자기주장만 이야기하면 해결점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관계, 사회적 양극화, 갈등 등을 중재하여 지역공동체를 강화시켜 줄 수 있도록 통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곳이 지방언론사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은 가감 없이 정론직필하되 반드시 사실에 근거한 것만 보도되어야 한다. 또한, 중앙언론에서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지역의 미담을 많이 실어주는 것이 지방언론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발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최대호 안양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