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교육감 인사파행… 교육계 비난 쇄도
입력 2003-05-09 00:00
수정 2021-09-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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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 전 경기도교육감에 이어 윤옥기 현 교육감까지 장학관 인사과정에 '재량권'을 사용한 것을 놓고 교육계 안팎에서 비난이 적지않다.
게다가 윤 교육감 취임 이후 이뤄진 일부 인사에서 논공행상의 성격이 짙은 인사가 단행된 사실이 다시 거론되면서 일부에서는 교육감 사퇴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교원인사가 자주 물의를 빚게 된 원인은 무엇보다 교원인사과정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민선교육감의 등장으로 인사과정에 독단이나 부당한 지시의 개연성은 높아졌지만 이를 걸러 낼 기능은 사실상 전무한 것이 결국 이같은 인사파행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파격·논공행상 인사 난립=초등학교장→지역교육청 학무과장(2002년 9월)→도교육청 장학관(2003년 3월). 일반적으로 장학관이나 교장의 전직 또는 전보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년 9월에 이뤄지고 동일 보직에서 보통 1년 이상 근무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인사는 파격의 수준을 넘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반 교사는 동일학교에서 최하 2년이상 근무해야 정기전보의 대상이 된다.
조 전 교육감때 인사비리에 연루됐던 한 인사는 징계를 받고 소규모 학교로 전보조치됐다가 최근 지역교육청 학무과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또 당시 인사결재 라인에 있던 한 장학관은 오히려 지역교육장을 거친 후 본청 직속기관장으로 영전하는 등 상식과 관행에 어긋나는 인사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조 전 교육감 당시 인사비리 연루자 가운데 상당수가 건재하다 못해 윤 교육감 체제 이후에 오히려 '승승장구'하는 것은 상식과 관례에 어긋난 것으로 '논공행상 인사'라는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무원칙·비공개가 원인=교육청 인사가 이처럼 잦은 물의를 빚는 것은 근무성적평정과정에 정확한 기준이 없는 등 무원칙한 시스템 운용에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근무평정 가운데 자질 및 태도 부문의 경우 '교육자로서의 품성', '사명의식' 등으로 애매하고 추상적인 평가가 불가피하다.
게다가 어떤 항목을 몇점 받았는지는 철저히 평정자의 판단에 달려있고 그나마 철저히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고무줄' 평정이 가능한 실정이다.
그나마 인사과정을 검증할 수 있는 것이 도교육청 인사위원회지만 사실상 실질적인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은 조 전 교육감 당시 인사비리로 홍역을 앓은 후 인사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외부에 개방했다.
그러나 올해 구성된 인사위원회의 경우 6명이 본청의 국·과장이고 2명은 전임 교육장, 1명은 고문변호사로 개방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장 승진은 점수와 능력보다는 수장의 '낙점'을 받는 것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정원내 승진예정자였다가 점수조작으로 순위가 떨어져 1년 동안 승진이 늦어졌던 한 중학교 교장은 “교장 승진은 그야말로 교육감의 '선처'를 바라는 분위기”라며 “승진에서 누락됐지만 그러려니 하고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계 의견=도교육청의 파행인사에 대해 그동안 교육계 안팎에서는 계속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윤 교육감 취임 이후에 이뤄진 논공행상식 인사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교조 구희현(45) 도지부장은 “근본적으로 현행 교장승진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우선 인사위원회에 노조의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삼 도교육위원도 수차례 질의를 통해 '교육장과 장학관 자리에 완전 개방형 인사추천제 도입'과 '인사위원회에 교원단체나 시민단체 대표 참여'방안 등을 제안했다.
한 네티즌은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이런 사람이 경기도 교육의 수장이니 우리 학생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겠냐”며 “교육감은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기교육에 30여년간 몸담았다는 전직 교감 출신 교육자는 본보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교육청 인사과정에서 교장뿐 아니라 교감임용, 연고지 아닌 근무지 명령 등 불합리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를 자주 봤다”며 “감사원 자료에만 매달리지 말고 총체적 부정부패를 문제삼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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