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30년 전 문을 닫은 옛 부평 은광(銀鑛)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폐갱도의 안전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인천은광(부평광산) 개발 가능성 및 안전성 등 기초조사'를 위한 용역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인천가족공원 입구 주변에는 지금은 폐광된 은광산이 있다. 부평문화원이 지난 5월 발간한 '세월에 묻혀버린 부평 은광'을 보면 과거 영풍광업 부평광업소가 1960년대 초반부터 1989년까지 이곳에서 채광을 했고, 전국 은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

첫 채광은 1937년이었다고 일제강점기 관보에 남아 있다. '실버 러시' 바람을 타고 광산 주변으로 노동자가 유입됐고 부평동, 간석동, 만수동에 사무실 등 부대시설이 들어섰다.

1970년대 중반 광산 직원들이 500여 명에 달했다. 영풍광업은 1987년 12월 돌연 광산 문을 닫았다. 시가지가 확장되면서 도심 한복판에서 제련업을 하기 어렵다는 게 직접적인 이유였다.

1990년대 접어들어 영풍광업은 사세가 기울어 부동산을 처분하기 시작했고, 작업장 등으로 사용하던 광산 부지 대부분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주 작업장은 부평가족공원 입구로서 현재는 공원으로 조성됐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은광을 근대역사 유산으로 재조명하자는 여론이 최근 형성됐고, 관련 학술조사 등이 진행됐다. 인천시는 이 일대를 광명동굴처럼 문화·관광 자원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1993년 부평가족공원 지반 붕괴 사건 등 안전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먼저 안전성 조사를 통해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