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예술감독
인천시립교향악단 제8대 예술감독 부임 후 첫 정기연주회 갖는 이병욱 지휘자.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정기연주회, 바그너 리엔치 등 열정적 곡 준비
20세기 작품·오페라 같은 다양한 시도 계획도

인천시립교향악단 제8대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지휘자 이병욱(44)과 인천시향이 새 출발을 알리는 첫 정기연주회를 펼친다.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제377회 정기연주회에서 이병욱 예술감독과 인천시향은 바그너 '리엔치 서곡',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협연 이진상),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15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공연 준비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지난 4월에 열린 제372회 정기연주회에서 인천시향을 객원 지휘할 당시 단원들과 좋은 교감을 나누며 공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인천시향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왔어요. 공연 준비를 하면서 단원분들과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집중해야 할 때엔 진지하게 연습에 임해주시던 모습에서 단원들과 마치 오래 봐왔던 사이라고 여겨질 정도였어요."

예술감독 부임 후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인천시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연 레퍼토리도 그에 맞게 구성했다.

"1월 초 전임 감독께서 사임 후 10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단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인천시향을 사랑해주시는 시민들도 마찬가지셨을 겁니다. 단원과 시민들께 드리는 위안과 힘을 드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구성했어요. 특히 협주곡의 경우 '저를 밝고 기쁘게 축하해주고 싶다'는 이진상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께서 택한 작품입니다."

'리엔치'는 14세기 중반 로마의 귀족들에 맞서 민중 봉기를 일으킨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으며, 멘델스존의 협주곡은 선율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은 매우 정열적인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악장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아이클릭아트

이 감독은 인천시향과 해나가고 싶은 게 많았다. 우선 "단원과 시민의 신뢰를 쌓은 후 안정적이면서도 진취적으로 인천시향만의 사운드를 구현하고 싶다"면서 "젊은 음악 감독으로서 보다 활기찬 사운드로 음악 팬들과 만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1년 후~2년 안에는 브루크너와 말러의 교향곡을 비롯해 20세기 음악 등으로 연주회를 꾸며볼 것이라고 했다.

"인천시향이 지금까지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을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2년 안으로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더불어서 국내 정상급 합창단인 인천시립합창단과 함께 말러의 교향곡 2번과 3번도요. 유럽에서 활동할 때 모더니즘 음악 전문 악단을 지휘하는 등 20세기 음악을 많이 연주했는데, 너무 어렵지 않게 프로그래밍해서 종종 소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공립 악단이라면 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고요. 이 밖에도 콘서트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모차르트의 교향곡들로만 공연을 구성하는 등의 시도도 해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시민에게 바람을 밝혔다.

"저와 인천시향 단원들은 음악을 전달하는 사람들입니다. 만약 전달받을 사람이 없다면 우리의 역할은 무의미해지죠. 요즘 음반(음원)과 동영상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음악을 접할 수 있는데, 우리는 실황 연주만의 묘미, 양질의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