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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성 정치부 차장
지난 19일 열렸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경기도 내부에선 "선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평론가들은 "이재명의 판정승"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각종 의혹들을 마이크 앞에서 재탕하는 수준에 그친 의원들의 준비 부족도 있지만, '경청'을 시작으로 '논리적인 반박'을 펼친 이재명 지사의 태도변화가 무엇보다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탈당 권유·압수수색 등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일명 탄압론에 대해서는 "인생무상"이라고 답하며, 야당 의원과 함께 웃는 여유도 보였다. 이재명 지사에게 이번 국감은 정치인이자 경기지사로서 관록이 생겼다는 것을, 도민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됐다.

4년 전 성남시장이던 당시, 판교 환풍구 사고의 증인으로 국감에 참석해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이재명 지사의 이미지는 각종 논란과 의혹에 고초를 겪으면서, '드세다'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특히 지난 6월 경기지사 당선 확정 후 방송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런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약속되지 않은 질문이 던져지자 인터뷰를 셀프종료하는 모습이 전파를 통해 전국에 전해졌고, 이 지사의 대표 이미지로 각인된 셈이다. 억울한 일이 있을 땐 분을 참지 못하고, SNS를 통해 '버럭'했다. 지지자는 공감했지만, 이런 모습에 당혹하는 대중들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재명 지사는 이번 국감을 통해 이미지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냈다. 이 지사는 부드러움 속에 더욱 강해졌고,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주장을 더욱 굳세게 했다. 국감을 통한 이 지사의 변화는 이미지메이킹을 통해 이뤄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주권자의 대표인 국회의 질문에 보다 성실하고 진실 되게 응한 것이고, 또한 그런 모습 속에 도민과 국민은 그에게 호감을 보내고 있다. 이 지사는 가장 서민적이자 대중적인 정치인으로 꼽힌다. 일반 대중은 이 지사의 '경청'과 '부드러움'에 박수를 보냈다. 그가 경기도정의 다양한 현안에서도, 이 같은 새로운 장점을 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태성 정치부 차장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