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근 원장 인천경영포럼서 강연
설비투자, 금융위기후 '최악' 수준
고용 동반 감소… 금리 인상 가능성
"정부·기업·노동계 '선순환' 노력을"
투자 위축과 소비 부진 장기화 등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동근 원장은 25일 "2%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고 기업 투자 위축, 소비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저력이 있기 때문에 비관적이진 않지만, 단기적으론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제392회 조찬강연회에서 국내 경제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이 원장은 기업의 투자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최근 6개월 연속 감소세로, 20년 만에 가장 오랜 기간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건설투자도 올해 6월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상태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 2분기부터 하강 국면에 있는데, 현금을 가진 대기업의 투자가 아주 부진한 상황"이라며 "투자가 떨어지니 고용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투자와 함께 내수의 한 축인 소비 부문에 대해서도 "최근 소비자 심리지수가 둔화하는 반면, 국내 가계의 해외 지출과 해외직접구매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내수 기반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경제의 선순환 구조 확립이 전제되지 않는 정부 지출 확대는 가계 소비 기반 확충에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수출은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비중이 너무 크다"며 "반도체 시장의 하방리스크(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가 확대되는 만큼, 이를 완충할 신산업이 모색돼야 한다"고 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엔 현재 1.5%인 기준금리를 0.25%p 정도 올려서 미국과의 금리 차를 1%p 미만 수준으로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게 전반적인 전망"이라며 "기업들도 (금리가) 약간 올라간다는 것을 가정하고 내년도 사업·재정 계획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조선업 등) 한계 업종 구조조정에 대비해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며 "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노동계는 노동 유연성을 높이려는 노력과 함께 임금·복지·고용 측면의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경제가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정부, 기업, 노동계가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가능성이 있고,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긍정적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여러 갈등 요인이 있지만, 사회적 타협 분위기가 형성되면 우리 경제가 충분히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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