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다시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증시가 급락하는 '블랙 데이'가 하루가 멀다고 계속되는 모습이다.
'시계(視界) 제로' 상태의 공포 장세가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 바닥 뚫린 증시…외국인은 연일 매도 공세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26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결국, 나흘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15포인트 내린 2,027.15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월2일(2,026.1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장중 한때는 2,008.72까지 밀리는 등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00선마저 위협받았다. 장중 저점은 2016년 12월 8일(2,007.57) 이후 22개월여만의 최저치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의 반등에도 아마존 등 기술주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실망감이 커져 기술주들이 시간외 거래에서는 급락했다"며 "이에 국내 증시가 악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미국 금리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대외 악재로 조정을 받은 국내 증시는 이달 들어 한층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6일(종가 기준)까지 315.92포인트(13.48%)나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159.20포인트(19.36%)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10조원이 줄었고 코스닥 시총은 52조원이 감소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62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무엇보다 우려를 사는 부분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3조7천918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천109억원 등 총 4조5천2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2조7천259억원, 기관은 1조5천407억원을 순매수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 기업의 실적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위안화의 절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개인 투자자 "개미지옥"…청와대에 청원까지
증시의 날개 없는 추락에 개인 투자자들의 '곡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김모(44)씨는 "작년에는 나름 짭짤하게 수익을 올렸는데 올해 조정을 거치며 다 잃었다"면서 "오랜만에 계좌를 열어보니 수익률이 마이너스(-) 20%가 돼 있더라"고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김모(36)씨는 "죽을 맛"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 증시가 변동성이 다소 크지만 시장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요지의 답변을 한 데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와 관련해 주식 정보를 주고받는 카페나 카톡방에서는 "지금이 어딜 봐서 정상적인 상황인지 모르겠다", "선제 대응을 한다는데 주가는 이미 다 내려갔다" 등의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일부 투자자는 절망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표출하고 있다.
주가 하락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 글이 이달 들어서만 수십 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님, 주식시장이 침몰하는데 대책을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을 낸 한 투자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무관심 속에 국내 증시는 침몰하고 있다, 당장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공매도 한시 금지 등 주식 활성화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이미 수천명이 동참했다.
◇ 전문가들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
물론 저가매수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주식투자 경력 4년차인 서모(42)씨는 "한국 경기나 투자심리는 좋지 않아 보이지만 세계 경제 전망은 그렇게 어둡지 않다"며 "싼 종목이 많아져서 이번 기회에 바구니에 더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대응하라는 조언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아직은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저점을 예측하기보다는 바닥을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도해도 실익이 없는 구간"이라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더 확대하겠지만 지나치게 비관하기보다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시계(視界) 제로' 상태의 공포 장세가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 바닥 뚫린 증시…외국인은 연일 매도 공세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26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결국, 나흘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15포인트 내린 2,027.15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월2일(2,026.1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장중 한때는 2,008.72까지 밀리는 등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2,000선마저 위협받았다. 장중 저점은 2016년 12월 8일(2,007.57) 이후 22개월여만의 최저치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의 반등에도 아마존 등 기술주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실망감이 커져 기술주들이 시간외 거래에서는 급락했다"며 "이에 국내 증시가 악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 미국 금리상승,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대외 악재로 조정을 받은 국내 증시는 이달 들어 한층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6일(종가 기준)까지 315.92포인트(13.48%)나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159.20포인트(19.36%)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10조원이 줄었고 코스닥 시총은 52조원이 감소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62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무엇보다 우려를 사는 부분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3조7천918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7천109억원 등 총 4조5천2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는 2조7천259억원, 기관은 1조5천407억원을 순매수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 기업의 실적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위안화의 절하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개인 투자자 "개미지옥"…청와대에 청원까지
증시의 날개 없는 추락에 개인 투자자들의 '곡소리'는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김모(44)씨는 "작년에는 나름 짭짤하게 수익을 올렸는데 올해 조정을 거치며 다 잃었다"면서 "오랜만에 계좌를 열어보니 수익률이 마이너스(-) 20%가 돼 있더라"고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김모(36)씨는 "죽을 맛"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 증시가 변동성이 다소 크지만 시장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요지의 답변을 한 데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와 관련해 주식 정보를 주고받는 카페나 카톡방에서는 "지금이 어딜 봐서 정상적인 상황인지 모르겠다", "선제 대응을 한다는데 주가는 이미 다 내려갔다" 등의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일부 투자자는 절망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표출하고 있다.
주가 하락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 글이 이달 들어서만 수십 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님, 주식시장이 침몰하는데 대책을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을 낸 한 투자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무관심 속에 국내 증시는 침몰하고 있다, 당장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공매도 한시 금지 등 주식 활성화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이미 수천명이 동참했다.
◇ 전문가들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
물론 저가매수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주식투자 경력 4년차인 서모(42)씨는 "한국 경기나 투자심리는 좋지 않아 보이지만 세계 경제 전망은 그렇게 어둡지 않다"며 "싼 종목이 많아져서 이번 기회에 바구니에 더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한 요인이 많은 만큼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대응하라는 조언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아직은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저점을 예측하기보다는 바닥을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도해도 실익이 없는 구간"이라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더 확대하겠지만 지나치게 비관하기보다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