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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은 조기 검진으로 알아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은 길병원 백정흠 교수 등 의료진이 대장암 수술하는 모습.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 제공

국내 암 발생률은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생존율은 증가하고 있다.

암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사망원인 1위가 암이지만,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경인일보는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암 발생 1·2위인 위암, 대장암의 예방·치료법을 소개한다.

인천지역암센터는 암관리법에 따라 시민을 대상으로 암 검진·진료·연구·관리 사업을 벌이는 의료 기관이다. →편집자 주

2015년 기준 2만6천여건 2위 불구
5대 암검진 비율은 35.7%로 최하
50세이상 1년한번 분변·잠혈검사
가족력·위험군 주기적 내시경을
가천대 길병원 '왓슨' 맞춤 치료




2015년 기준 국내 암 발생 건수는 21만4천701건. 이중 대장암이 2만6천790건으로 2번째로 많았다. 인천 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같은 해 1만1천108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고 1천479명(13.3%)은 대장암이었다.

인천시의 대장암 연령표준화발생률(연령구조가 다른 지역별 암발생률 비교 위해 표준인구 비율을 가중치로 부여해 산출한 가중평균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34.4명으로 전국에서 세종시(36.8명) 다음으로 높았다.

대장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대장암 국가검진 수검률은 35.7%로 위암(59.4%), 간암(65.4%)을 비롯한 5대 암검진 중 가장 낮았다.

가천대 길병원 백정흠 교수(대장항문클리닉)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대장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건강을 과신하다가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병원에 오는 사례가 많다"며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만 50세 이상 국민 누구나 1년에 한 차례 분변 잠혈 검사를 통한 대장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고위험군은 주기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는 게 좋다.

백정흠 교수는 "건강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면 근치적 수술로 항암 치료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통증이나 회복기간도 줄이는 복강경 수술도 보편화 돼 있다"고 말했다.

복강경 수술은 2000년 이후 활성화돼 가천대 길병원의 경우 대장암 수술의 80%는 복강경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장암 진단 환자 중 조기 대장암은 내시경 점막절제술 또는 점막하박리술 등 내시경 치료를 받는다.

완전한 암의 제거를 목표로 한 수술 치료, 수술 후 재발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항암 치료,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시행하는 방사선 치료 등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IBM사의 왓슨 포 온콜로지 인공지능 다학제 진료를 통해 '맞춤형 항암 치료법'을 시행한다.

또 암이 진행돼 복막으로 전이된 말기암 사례에서도 치료법이 발전해 최근에는 온열 화학 요법(HIPEC) 등 다양한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 HIPEC은 항암제에 열을 가해 복강 내부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HIPEC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2년 생존율은 10%대에서 40%대로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이원석 교수(복막전이암클리닉)는 "복막전이는 사실상 치료가 어려운 말기암으로 보지만 HIPEC으로 환자들의 기대 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이 요인은 오랫동안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의 지나친 섭취와 소시지, 햄 등 육가공품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 섬유소가 적은 식품과 튀긴 육류도 대장암 위험도를 높인다. 또 사소한 증상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대장암 환자의 35~48%에서 항문출혈이 첫 번째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질 등 항문 질환도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백 교수는 "대장암은 용종과 같은 작은 혹에서 시작해 점차 커지면서 암으로 진행하므로 평소 변비와 같은 습관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일반인의 경우 50세,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40세 이상에서 꼭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