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이 화성시 소재 관악 골프장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시한 부채 상환을 위한 재원조달방안이 입찰제안서와 다르게 편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삼남개발측에 의해 제기됐다.

   2일 삼남개발(주)에 따르면 지난 2000년 5월 서울지법 파산1부는 법정관리중인 (주)대농이 부채상환을 위해 관악골프장을 '현물출자 신설법인 설립에 의한 매각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기흥 골프장을 운영하는 삼남개발은 405억원의 예금 잔고증명과 신한은행측으로부터 350억원의 대출의향서 등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대농과 매각자문계약을 체결한 신한은행은 신설법인 자본 참여와 727억원의 채무를 일시에 상환하는 조건을 내건 신안그룹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삼남개발측은 이에 대해 박 회장이 입찰제안서에 자기자본으로 일시에 부채상환하겠다고 제안서를 냈지만 실제 수백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등 편법으로 낙찰됐다며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남개발측은 또 입찰제안서 마감 직후 신한은행 김모 지점장을 통해 신안그룹에 낙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입찰제안서를 검토할 시간적 여유도 없는 것으로 결국 최종 낙찰자가 내정된 상태에서 입찰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삼남개발은 또 당시 입찰을 주관했던 신한은행 종합금융부 양모 차장이 입찰 직후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안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입찰 당시 신안이 제출한 부채 상환계획은 삼남개발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실제 대주주 차입금으로 일시에 부채를 상환했다며 삼남개발측이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박 회장은 (주)대농이 관악 골프장 매각 의사를 밝힌 99년부터 600억원 이하의 금액으로 수의계약을 추진했지만 서울지법 파산부의 경쟁입찰 결정에 따라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매입했고, 본 계약 체결 6개월 뒤 외국계 펀드사들이 현금 120억원의 출자를 요구해 당초 가격보다 훨씬 많은 850억원에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서울지법 파산부의 결정과 신한은행 컨설팅사의 공개경쟁 입찰에 의해 정당하게 낙찰을 받았을 뿐 어떠한 특혜나 의혹은 없다”며 “타 회사가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