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옛 방식의 해외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해 외국 범죄조직원들이 국내에서 몰래 범죄수익을 인출해 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해외에서 절취한 신용카드 정보를 국내에서 쉽게 구하는 기프트카드의 마그네틱 띠(Magnetic Stripe·자기띠)에 덮어씌워 ATM에서 돈을 빼내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이런 국제 돈세탁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루마니아인 A(38·남)씨와 B(31·여)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9∼10월 강남·명동 등 서울 시내 ATM에서 총 21차례에 걸쳐 현금 670만원가량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또 168차례에 걸쳐 3천여만원을 인출하려고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루마니아의 한 범죄조직 조직원으로, 각각 9월 17일과 10월 12일에 우리나라로 입국했다.
이들은 커피숍 등에서 제공하는 기프트카드나 포인트 카드를 범행에 동원했다.
이런 카드들에는 마그네틱 띠가 붙어있는데,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카드 리더·라이터(reader·writer) 기기를 이용하면 마그네틱 띠에 어렵지 않게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덮어씌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루마니아 조직은 유럽 현지에서 불특정 다수의 신용카드 정보와 비밀번호를 빼돌려 한국에 있는 A씨와 B씨에게 전송했다.
이들은 국내외 커피숍·의류점 등에서 챙겨온 기프트·포인트 카드에 카드 리더·라이터 기기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덮어씌웠다. 이렇게 만든 '가짜 해외 신용카드'를 서울 시내 ATM에 집어넣어서 현금을 인출했다.
2015년 'IC 카드 정책'이 시행된 이후부터 국내 신용카드는 IC칩 없이 마그네틱 띠만으로는 입출금 등에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해외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IC칩 인식이 안 될 경우 마그네틱 띠에 입력된 정보만 읽혀도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를 'MS 폴백(fallback) 거래'라고 한다.
이들은 이처럼 마그네틱 방식이 IC칩 방식보다 보안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일부러 한국을 특정해서 노리고 입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와 B씨는 인출한 돈의 약 30%는 자신들이 사용하고, 약 70%는 루마니아 조직에 전달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TM 한 곳에서 30만원가량의 소액만 1∼2회 인출하는 등 수법으로 범행을 숨겼고, 도주할 경우를 대비해 인파가 많은 번화가의 ATM에서만 범행했다.
경찰은 B씨가 입국하기 전날 인터폴을 통해 이들의 신원 정보 등을 통보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이들을 미행하면서 카드 부정거래 사실을 확인한 끝에 10월 17일 이들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인출에 성공한 금액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면서 "국제 위조카드 사건을 루마니아 인터폴과 공유하고, 금융감독원에는 MS 폴백 거래의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수사연구원 황석진 외래교수는 "전체 거래 중 MS 폴백 거래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3%가량인데 한국이 2%대라 우리나라가 특별히 문제인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마그네틱에서 IC 카드로 바뀌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과도기를 이용한 범행으로 보이므로,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들은 해외에서 절취한 신용카드 정보를 국내에서 쉽게 구하는 기프트카드의 마그네틱 띠(Magnetic Stripe·자기띠)에 덮어씌워 ATM에서 돈을 빼내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이런 국제 돈세탁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루마니아인 A(38·남)씨와 B(31·여)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9∼10월 강남·명동 등 서울 시내 ATM에서 총 21차례에 걸쳐 현금 670만원가량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다. 또 168차례에 걸쳐 3천여만원을 인출하려고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루마니아의 한 범죄조직 조직원으로, 각각 9월 17일과 10월 12일에 우리나라로 입국했다.
이들은 커피숍 등에서 제공하는 기프트카드나 포인트 카드를 범행에 동원했다.
이런 카드들에는 마그네틱 띠가 붙어있는데,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카드 리더·라이터(reader·writer) 기기를 이용하면 마그네틱 띠에 어렵지 않게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덮어씌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루마니아 조직은 유럽 현지에서 불특정 다수의 신용카드 정보와 비밀번호를 빼돌려 한국에 있는 A씨와 B씨에게 전송했다.
이들은 국내외 커피숍·의류점 등에서 챙겨온 기프트·포인트 카드에 카드 리더·라이터 기기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덮어씌웠다. 이렇게 만든 '가짜 해외 신용카드'를 서울 시내 ATM에 집어넣어서 현금을 인출했다.
2015년 'IC 카드 정책'이 시행된 이후부터 국내 신용카드는 IC칩 없이 마그네틱 띠만으로는 입출금 등에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해외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IC칩 인식이 안 될 경우 마그네틱 띠에 입력된 정보만 읽혀도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를 'MS 폴백(fallback) 거래'라고 한다.
이들은 이처럼 마그네틱 방식이 IC칩 방식보다 보안에 취약한 점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이들이 일부러 한국을 특정해서 노리고 입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와 B씨는 인출한 돈의 약 30%는 자신들이 사용하고, 약 70%는 루마니아 조직에 전달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TM 한 곳에서 30만원가량의 소액만 1∼2회 인출하는 등 수법으로 범행을 숨겼고, 도주할 경우를 대비해 인파가 많은 번화가의 ATM에서만 범행했다.
경찰은 B씨가 입국하기 전날 인터폴을 통해 이들의 신원 정보 등을 통보받아 수사에 착수했고, 이들을 미행하면서 카드 부정거래 사실을 확인한 끝에 10월 17일 이들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인출에 성공한 금액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면서 "국제 위조카드 사건을 루마니아 인터폴과 공유하고, 금융감독원에는 MS 폴백 거래의 문제점을 개선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수사연구원 황석진 외래교수는 "전체 거래 중 MS 폴백 거래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3%가량인데 한국이 2%대라 우리나라가 특별히 문제인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마그네틱에서 IC 카드로 바뀌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과도기를 이용한 범행으로 보이므로,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