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산곡동에 있는 부평토굴의 명칭을 '부평 지하시설' 또는 '부평 일본군 지하시설'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부평토굴과 조병창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담기 위해서다.
인천 부평구와 부평문화원은 지난 5일 '부평토굴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조건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아시아태평양전쟁기 한반도 내 지하시설 현황과 부평토굴'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부평 토굴은 인천 조병창과 연결돼 병기를 격납하거나 혹은 조병창의 제작 기계 일부가 설치될 공간으로 구축된 것"이라며 "이러한 의미에서 '토굴'이라는 명칭은 부적절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조 교수는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에 '부평토굴'과 관련한 지도가 있어 주목된다"며 "이 지도에는 인천과 경성 사이, 그리고 김포 남서편에 '병기격납동굴, 500㎡'라고 기록한 부분이 있다. 부평 일대에 병기 격납을 위한 500㎡ 규모의 동굴이 있다는 표식인 것이다. 위치와 규모로 볼 때 현재 남아 있는 '부평토굴'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제 말기 침략전쟁 수행을 위해 일본군에 의해 건설된 지하 군사 시설물인 만큼 그에 합당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평 일본군 지하시설', 또는 '부평 지하시설'등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이상의 인천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가 '아시아태평양 전쟁기 경인공업지대화와 인천 조병창'을 주제로, 정혜경 일제 강제동원·평화연구회 연구위원이 '아태전쟁유적 문화콘텐츠 구축 및 활용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 이어 질의응답과 부평토굴 관련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도 진행됐다.
행사를 주관한 부평문화원 관계자는 "부평토굴은 조병창과 연관된 역사적인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부평구민조차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그 동안 새우젓을 보관하는 장소 정도로 알려져 있는 등 조명받지 못했으나 인천 부평의 역사를 간직한 의미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평토굴을 알리고 조명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이날 제안된 명칭 변경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산곡동 '부평토굴' 명칭 바꿔야… 일제 조병창과 연관성 명확하게
문화원 '부평 지하시설'·'부평 일본군 지하시설'로 변경 제안
입력 2018-11-06 19:53
수정 2018-11-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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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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