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회성 마케팅 비용은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 때문에 발생한다"며 "이런 비용을 줄이면 수수료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7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의 카드사 수수료 절감 방안을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6조724억원 가운데 일회성 마케팅 비용에 해당하는 기타마케팅 비용은 1조616억원(17.5%)이다.

금융당국이 내년도 수수료 감축 목표로 삼는 1조원이 바로 이 기타마케팅 비용이다.

일회성 마케팅은 졸업·입학 시즌이나 겨울 시즌 등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무이자 할부, 포인트 추가 적립, 추가 할인 등의 혜택을 주는 마케팅을 말한다.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중에서는 부가서비스 비용이 4조4천808억원(73.8%)으로 가장 크지만 이는 상품 약관에 명시된 혜택과 관련돼 있어 함부로 줄일 수가 없다.

부가서비스를 축소하면 카드 고객들의 반발이 예상될 뿐 아니라 약관 자체도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연이은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줄이기 위해 약관을 변경하겠다고 신청해도 금융당국은 2016년 이래 약관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는 카드 상품을 출시한 후 3년간 해당 상품의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고 이후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 축소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와 달리 일회성 마케팅 비용인 기타마케팅 비용은 상품 약관에 포함돼 있지 않아 감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고객들의 불만도 덜 살 수 있다.

게다가 이 비용은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기보다는 카드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도하게 지출하는 비용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카드업계는 일회성 비용을 줄이는 것은 카드사 보고 영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다름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중소형 카드사로서는 일회성 비용을 줄이면 고사할 수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일회성 마케팅 비용이 카드사 간 '출혈 경쟁'에 따른 비용으로만 볼 수 없고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회성 마케팅을 통해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가 있다"며 "언제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하라고 독려하고서 인제 와서는 일회성 비용을 줄이라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다"고 꼬집었다.

중소형 가맹점의 입장은 카드업계와 현격히 차이가 난다.

이들은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가맹점 수수료의 적격비용(원가) 산정에 포함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즉, 6조원가량 자체를 빼라는 것이다.

카드수수료 차별 철폐 전국투쟁본부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이 전체 가맹점의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고 대기업을 위해서만 쓰이며 소비자의 혜택으로 돌아간다"라며 "카드사 영업행위를 위해 만들어진 마케팅을 원가에서 배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도 일회성 마케팅 비용은 일반 가맹점의 적격비용에 반영되지 않는다"라며 "부가서비스 중 상품 탑재 서비스 비용 일부만 반영되는데 연 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은 최대 0.2%만 반영된다"고 반박했다.

일회성 마케팅 비용 절감 방안이 실효성이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당국이 이를 강제할 경우 '담합'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눈치껏 줄인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 카드사가 마케팅하겠다고 나오면 경쟁을 위해 줄줄이 일회성 마케팅을 벌이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