命의 갑골문의 본래 글자는 명령 령(令)자이다. 명령 령(令)자는 삼각형 모양의 모을 집( )아래에 영어의 p자형태의 병부 절( )로 되어있다. 모을 집( )자는 덮개를 의미한다. 작은 경우는 모자에 해당하고 큰 경우는 사람이 거처하는 건물[궁궐, 대궐, 조정...]을 의미한다. 병부 절( )자는 사람 인(人)자의 변형으로 사람이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모습이다. 한 사람이 무릎을 꿇고 명령을 내리는 것인데 그 의미를 확실히 하기 위해 입 구(口)자가 첨가되어 명(命)이 되었다. 명령(命令)의 의미이다. 명령(命令)이란 글자에 들어있는 절( )은 무릎의 마디를 의미하는 마디 절(節)의 의미가 파생되었다. 대나무 마디를 가지고 옛날에는 병부(兵符)를 만들었다. 명(命)자에서 건물 안에서 명령을 내리는 가장 높은 사람을 '임금'으로 보는데 그러면 임금의 명령이 된다. 옛날에 임금이나 명령권자가 명령을 내릴 때 쓰던 도구를 병부(兵符)라고 한다. '병부'는 주로 병력을 동원할 때 쓰던 도구이다. 대나무를 두 조각으로 나누어 만들었다. 조선시대의 경우는 반쪽 나뭇조각은 관찰사나 절도사 등이 보관하고 나머지 반쪽 나무는 궁중에서 보관했다. 군대(軍隊)를 동원(動員)하는 표지(標識)로 쓰이던 동글납작한 나무패로 병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을 때 명령을 내리는 임금이 교서와 함께 한 쪽 나무 조각을 보내면 관찰사나 절도사는 그것을 자기가 보관하고 나머지 반쪽과 맞추어보고 틀림없을 경우 병력을 동원했다. 병부(兵符)는 봉화(烽火)와 더불어 통신(通信)체계의 원형이기도 하다. 우리는 명령(命令), 천명(天命), 생명(生命), 수명(壽命), 성명(性命), 운명(運命) 등등을 이야기한다. 명은 주어지는 면도 있고 그것을 인식하는 면도 있고 그것을 이행하는 면도 있고 변화시키는 면도 있다. 어떤 의미이든 현실에서 각자의 소명을 잘 알고 그것을 완성하게 되면 그것이 바로 천명을 알고 이루는 길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