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노동운동·노동자 의식에 치중
"하나의 문화로 접근 특성 찾아야"
남북 사이 '조강' 문화복원 제안도


인천 노동사 연구 방향이 노동운동사와 생애사 중심에서 노동 자체에 대한 서술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현석 인천민속학회 이사는 지난 9~11일 인천에서 열린 '2018 한국민속학자 대회'에서 '인천노동사 및 노동민속의 연구 방법과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현석 이사는 "그동안 노동사는 노동문제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어 곧 노동운동사의 서술과 다르지 않았다"며 "노동운동의 목표나 노동 조직 구성과 이념, 투쟁 대상의 성격 등에 초점이 맞춰졌고, 일상사나 사회문화사적 접근도 노동자 의식 추적이나 생애사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을 '생산을 위해 행하는 몸의 움직임'이라고 정의한 뒤 노동자들의 '몸짓'이 노동사의 1차 연구과제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또 노동자들이 생산해 낸 결과물과 그 과정을 하나의 문화로서 들여다 보고, 특정 시대와 집단의 작업 도구, 작용 용어, 기술을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석 이사는 "사라지거나 변화되는 노동에 대한 기록, 노동문화의 발굴, 시대와 지역사회 관계 속에서 노동의 특성을 찾는 역사 서술 등이 추구돼야 한다"고 했다.

강화·김포와 북한의 개풍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조강' 지역의 문화를 남북이 함께 복원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정현채 지역문화전략연구원 대표는 "조강(祖江)은 말 그대로 할아버지 강으로 밀물 때는 염하와 한강이 조강에서 하나가 되고 썰물 때는 임진강과 조강에서 하나가 된다"며 "문화가 단절된 조강을 중심으로 공동문화조사를 통한 동질의 문화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강을 한반도 수상평화 공원으로 남북이 지정해 어로사업, 포구복원, 문화조사, 관광사업을 추진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 임학성 인하대 교수는 '20세기 초 황해도 옹진군 도서주민의 생활 양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북한 섬지역의 호적자료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영태 황해섬네트워크 포럼위원장은 덕적팔경과 장봉팔경을 소개하면서 인천 섬이 갖고 있는 문화와 자연경관에 대해 설명했다.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과 인천시가 공동주최한 2018년 한국민속학자대회는 '황해에서 경계를 넘어선 한민족을 보다'라는 주제로 9~11일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과 인하대학교, 강화도 일원에서 열렸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인천 민속문화의 해' 사업의 일환으로 연평도, 강화도 선두포, 인천 공단 노동자들의 생활문화 조사를 벌여 민속지 6권과 주제별 조사보고서 6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윤성용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이번 행사는 다양한 지역과 문화 간 이해를 선도하는 민속학의 역할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2019 민속문화의 해는 인천 지역뿐만 아니라 한국 민속문화의 지평을 더 넓히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