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수서경찰서 제공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숙명여고 전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들이 정답을 외워 답안을 쓴 정황이 확인됐다.
숙명여고 문제유출 의혹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 2개월여 만에 전임 교무부장과 그의 쌍둥이 딸들을 모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경찰은 이날 진점옥 수사과장이 진행한 질의답변을 통해 "(쌍둥이 자매가) 정답을 암기한 후 시험지를 받자마자 암기한 정답을 시험지 밑에 적어놓고, 이것을 OMR 카드에 옮겨적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 과장은 시험지에 적힌 정답이 채점을 위해 적어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시험지에 정답표 글씨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혀있다. 만약 채점을 위한 것이었다면 작게 쓸 필요가 없는데 감독관 눈을 피하기 위해 작은 글씨로 적지 않았나 본다"고 설명했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진점옥 수사과장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 과장은 또 쌍둥이 자매가 전교 1등을 한 2학년 1학기 시험과 관련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경우 암기장에 거의 전 과목 정답이 기재돼 있었다. 쌍둥이 동생의 암기장에서 발견됐으며, 피의자(쌍둥이 동생)는 채점하려고 암기장에 적었다고 진술했지만, 미리 정답을 알고 암기하려고 한 특징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진 과장은 아울러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영어시험 서술형 정답이 휴대전화에 저장된 부분을 조사했는데, 해당 문제는 자신들이 공부한 것이라고 주장해 어디에서 나온 문제냐고 물었더니 둘 다 '올림푸스300'이라는 책에서 나왔다고 했다"며 "하지만 확인결과 해당 문제는 올림푸스300이 아닌 다른 참고서에서 출제된 문제여서, 둘 다 올림푸스300이라고 진술한 것은 서로 말을 맞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쌍둥이 자매가 조사에 앞서 미리 말을 맞춘 정황을 설명했다.
진 과장은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이 화학시험에서 정정되기 전 정답을 기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동생이) 실수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출제자는 풀이과정에도 정답이 있고, 풀이과정은 정확히 썼기 때문에 정답이 나와야 하는데 틀렸다고 했다"면서 "출제자도 답안 유출을 의심했다"고 밝혔다.
진 과장은 구속된 쌍둥이의 아버지(전 교무부장)의 진술에 대해서는 "바뀐 부분이 없다. 일관적으로 계속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