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 시유지 활용 방안 요구에
재정 여건상 市 직영 사업 건의서

먹자 골목·주택 밀집지 사이 위치
150대 수용 만성주차난 해소 기대


인천 부평구가 십정동 인천시농업기술센터가 이전하는 자리에 공영 주차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먹자 골목과 도심형 생활주택 밀집지역 사이에 위치한 이 부지에 공영 주차장을 만들 경우 '극심한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평구는 12일 중구 차이나타운 공화춘에서 열린 '2018년 11월 중 인천 지역 군수·구청장 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농업기술센터 이전 부지 공영주차장 사업'을 건의했다.

동암역 인근, 십정동 417(3천980㎡)에 위치한 농업기술센터는 신청사 건립 계획에 따라 2020년 3월 계양구 서운동으로 이전된다.

인천시는 농업기술센터 이전 사업을 앞두고 지난 8월 부평구에 활용 방안을 물었고, 구는 150면 규모의 공영 주차장 계획을 제출했다.

농업기술센터 주변 지역은 인천에서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으로 꼽힌다. 구는 센터 정문 앞 길 건너편에 있는 먹자골목 주차면수가 400~500면 정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센터 인근 주택 밀집지역에서는 최근 수년간 도시형생활주택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골목 주차난이 심해 말 그대로 '주차 전쟁'을 겪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를 주차장으로 만들면 먹자 골목과 주택가의 주차난에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농업기술센터 부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땅값 102억원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시유지인 이 땅을 부평구가 매입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구 재정 여건 상 주차장 사업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는 인천시가 주차장 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방안을 군수·구청장 협의회를 통해 건의했다.

현재 인천시 재산관리담당관이 관리하는 시유지 관리 부서를 교통관리과로 변경한 뒤 인천시가 주차장 건립·운영 사업을 직접 추진하면 토지 매입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인천시가 시유지에 공영주차장을 건설해 직영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부평구의 동암역 북광장 주차장(49면), 코아타운 주차장(15면), 부개역 환승주차장(200면), 청천천 복개주차장(443면) 등 4곳이 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만약 인천시가 직접 공사가 어렵다면 부평구에서 이 사업을 시행, 운영하고 그 수익은 인천시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인천시가 원도심 활성화를 추진하는 만큼 주차난이 심각한 이 지역에서 공영주차장을 직접 개발해 운영한다면 부평구민뿐 아니라 이 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