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우승 기대 '직관' 발길
곳곳에 빨간 유니폼·풍선 응원
"기분좋고 선수들에 감사" 환호

2018년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린 12일 오후 5시께. SK팬 성민규(32·부천 심곡동)씨는 부천역에서 종합경기장 역으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성씨는 인천을 연고지로 했던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팬이었다.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어 때마침 쉬는 날이었고, 지난 5차전 동안 TV로 한국시리즈를 지켜봤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잠실 원정길에 올랐다.

"8년 만에 우승을 보기 위해 처음으로 원정 경기 '직관'을 왔습니다. 우승에 확신이 없다면 오지 않았겠죠"라며 웃으며 말했다.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1승만을 남긴 SK팬들의 원정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경기가 시작되기 10분 전인 오후 6시 20분께부터 중앙매표소가 위치한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는 원정 온 SK 팬과 두산 팬으로 북적였다.

출구 앞에는 등에 김광현, 김강민, 한동민이 새겨져 있는 빨간 SK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군데군데 모여 있었다. 각자 손에는 빨간색 응원 풍선이 들려 있었다.

SK 팬들은 지하철뿐 아니라 자동차, 버스를 타고 각자 잠실구장으로 모였다. 홈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두산 팬들에 비하면 적은 숫자였지만 원정 온 SK 팬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느껴졌다. 원정 응원을 온 SK 팬들은 하나같이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승용차를 타고 잠실구장을 찾은 이종빈(32·인천 구월동)씨는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 회사에 연차까지 냈다.

이씨는 "한국시리즈 2차전과 4차전을 경기장에서 봤는데 모두 졌다"며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한 경기만 이기면 8년 만에 우승을 눈앞에서 보는 것인데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1회 초 SK가 두산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내자 잠실경기장에 입장한 팬들의 함성 소리가 경기장 바깥까지 울려 퍼졌다. 경기를 시작한 후 뒤늦게 경기장에 도착한 SK 팬들은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입장하기도 했다.

친동생과 함께 경기를 보러 온 황모(27·인천 주안동)씨는 "오랜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라오게 됐는데 팬의 입장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우승을 하면 가장 좋겠지만 선수들 모두 다치지 않고 끝마무리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