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을 연 건 초선 의원이었다. 통합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전임 원장의 재앙에 가까운 인사 난맥을 지적하면서도 통합까지 먼 길 가신다며 걱정 아닌 걱정을 하신 분도 계셨다. 낙하산이 채운 자리를 빼고 나니 본부장 다섯이 대행이요, 원장마저 대행인 체제가 경기도에서 가장 큰 공공기관 중 하나인 경과원의 오늘이다. 시대 정신을 언급하고 조직 내 갑질 문화를 개선하라는 요구는 일침이었다. 서른 명 넘는 직원이 연판장을 썼어도 경징계밖에 하지 못하는 게 공공기관의 문화고 현실이다. 이 기회에 조직 내 갑질 문제를 지적해 주신 원미정 의원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날 일침이 더 나은 조직을 만드는데, 그래서 우리 직원들이 도민들을 위해 더 잘 일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비정규직 전환 역시 의원님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시대의 목소리다. 의원들께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혹여 있을지 모를 급여의 차이, 성과급 등 여러 면모를 고루 살펴 주셨다. 통합 첫해 가장 먼저 노조가 나선 일이 비정규직 처우의 정상화였다. 화두인 정규직 전환 이야기도 이어졌다. 왜 성과가 없냐는 것이다. 불안해하는 비정규직원들의 마음을 살피시라 두 번 세 번 원장 대행을 채근한 의원님들의 한 마디가 직원들의 불안한 날들을 하루라도 줄여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력직 채용 기준을 낮추라는 요구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전문성 있는 인재채용을 위해 문호를 넓히라는 것이다. 연초부터 경기도는 부서장 이상의 경력직 채용기준을 낮추라고 요구했다. 공무원 출신 낙하산 자리 마련이 이유라고 의심을 할 정황이 있었다. 민선 7기 시작된 이후 뜸했던 이야기가 행감장서 흘러나왔다. 전문성 있는 인재를 채용할 방법은 많다. 그런데 '경제와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 같은 두루뭉술한 기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대상이 될 기준을 내밀면 과연 전문성 있는 인재가 뽑힐까? 오히려 더 꼼꼼하고 정밀한 기준을 만들라는 게 바람직한 게 아닐까?
7월 1일 취임하신 의원님들의 첫 행감이자 새롭게 출범한 상임위원회 체제의 첫 행감이었다. 새삼 행정사무감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한다. 조광주 경제과학기술위원장께서 말씀하신 바처럼 예산 낭비를 바로잡고 기관운영을 점검하는 행정사무감사다. 예산은 주권자 도민의 세금이고 그래서 한 푼도 허투루 쓰여서는 안 된다. 세금 집행을 감시하는 게 주권 위임받은 대리자의 책무이고 이를 감사받는 것은 그 세금을 집행하는 기관이 져야 할 책임이다. 각자의 책무와 책임을 지고 공격과 방어가 오고 간다. 경험 많은 의원들은 능숙했고 초선들은 열정적이었다. 지방자치제도의 고질적 문제인 전문성 부재도 목격됐다. 기관의 현실이나 맥락은 무시하고 질의만 늘어놓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파행에 이른 행감도 뉴스가 됐다. 매해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내년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지방분권화가 가속될수록 현란하고 화려해질 것이다. 이 끝없는 전쟁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의원님들이 눈에 불을 켜고 시정을 요구하고 직원들이 밤새 자료를 만들어내는 이유도 하나다. 이 모든 전쟁은 오로지 도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기영 道경제과학진흥원 노조 위원장